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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Nov 22. 2021

하율이와 갯벌체험~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갯벌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저 멀리 조개 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하율이와 장화를 신고

장갑 끼고, 갈고리를 들고

조개 담을 플라스틱 통까지 챙겨

조개 캐러 나간다.

갯벌 여기저기를 누비며

조개를 한 통 가까이 채운 이들이

우리처럼 어쩔 줄 몰라

허둥대는 사이에

"넓게 파세요. 깊게 안 파도 나와요. "

"네? 정말요?"

신기해서 높아지는 목소리는 바닷물과 흐른다.

캐어보니 조개는 동죽이다.

바지락은 한 개도 나오지 않는다.

한통 가득 캐신 분이 시범을 보이는데

 뻘 묻은 동죽이 나온다.

"기념이에요." 하며 통에 툭!

군데군데 갈고리로 뻘을 젖혀내

찾은 보물찾기 같은 동죽 예닐곱 개

"할머니, 조개 먹을 거야?"

"저녁에 된장국 끓일까?"

"안돼~~~ 조개 엄마, 아빠 만나야 돼."

"그래? 그럼 어떡하면 돼?"

"여기 두고 가야 돼."

바닷물이 슬금슬금 밀려오는 곳에

쏟아 놓은 일곱 개의 동죽을

한 개 한 개 바다에 놓아주며

"엄마, 아빠 만나야 돼~"

부디 가족을 만나길 고대하며

돌아서서 모래성 쌓으러 간다.

얼마나 거대한 성을 쌓으려나?

연신 모래를 퍼다가  쏟아붓고

삽으로 누르고 손으로 탁탁 다진다.

그 사이 딸이 웃으며 들어선다.

"힘들지 않아요? 1시간이 넘었는데~"

딸이 찍어 준 사진입니다.
사진; 양아영

손녀 하율이와 보내는 시간이

꿈결처럼 지납니다.

"할머니, 내일 가시면 언제 와요?"

"글쎄...."

딸이 구세주가 되어

"내려오시기 전에 할머니께서 연락 주실 거야."

한껏 어리광을 피워도

예쁘기만 한 손녀 하율이

요그르트를 혼자 잘 먹다가도

"할머니가 먹여줘요."

키운 정이 서로의 마음에 스며들어

손녀와 할미는 애달프기만 합니다.


*사진; 안신영. 양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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