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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상 일기

나를 반기는 것들

산책길에 만나는 풍경의 기쁨

by 안신영

오랫동안 살던 남쪽

겨울에도 푸르름이

어여쁜 꽃들이 반겨준다.

서울서 보기 힘들었던

동백이 활짝 웃는다.

숲의 오솔길 초입에도

큰 베고니아, 작은 국화

잎이 꽃 같은 콜레우스

눈인사를 하고

먼 산엔 단풍이 울긋불긋

어서 오라 손짓한다.

정다운 오솔길에 살며시

내려놓는 발에 밟히는

보들보들한 흙의 촉감이 좋아

한참을 숲 속에 있어 본다.

어느덧 비울 것은 비우고 떠나

빈 가지로 서 있는 나무 사이로

햇살이 스며든다

그렇게 떠나가고 돌아오는

자연의 순리 따라 살고 지고

마냥 숲 속에 있고 싶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이

후드득 날아드는 이름 모를 새

삐이삐이 노래하며 반기는 걸까

기쁨으로 계절을 보내라는

응원의 노래라도 부르는 걸까

추운 겨울 온전하게 버텨줄

그리운 나무들과 숲길이

언제라도 반겨주는 벗 되어

한 세상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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