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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Apr 10. 2023

봄, 봄, 봄나물 샌드위치

글벗들과 삼척의 맹방 유채꽃밭 길을 걸어 본다.

부산에도 명지 너른 땅에 부산 시민의 발길을 부르는 유채밭이 있는데, 이곳에 와 새롭게 핀 유채꽃 란 물결에 잠시 마음을 내려놓아 본다.

부산을 떠나 온 지 4년 차인 나로서는 유채꽃이 퍽 반갑다.

강렬한 노란빛  풍경에 매료되어 길을 걷다가

엄나무 잎(응개잎)과 머위 잎을 수북이 쌓아 놓고 파는 아주머니를 만난다.

쌉싸름한 응개잎 나물. 물만 보아도 벌써 침이 고여 오는 입속이다.

모두들 반가워

"얼마예요?"

"만원"

"와, 싸다 싸~"를 연발하며

"주세요.  머위잎도 조금만 주세요오~~~" 하니

머위 잎을 인심도 후하게 엄청 담아 준다.

길가의 엄나무에 <손대지 마세요>고 써붙인 표찰을 본 우리들은 안 그래도 응개잎 나물 맛있는데...

모두들 한 마디씩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그 응개잎을 본 여인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는 것이다.

검은 봉지에 머위잎 서비스까지 가득 넣어 주시는 아주머니께 감사함을 표하며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는 산책을 한다.

데쳐낸 엄나무 잎인 응개나물과 머위나물

저녁에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벌써부터 침이 고이는 형국에 한술 더 떠 향숙 씨의 한마디

"샌드위치 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뭣이라고??? 샌드위치라고?"

명 봄나물 샌드위치를 만들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여행지에서 맛집 찾아 한 끼씩 사 먹는 것도 좋지만 입에 맞는 음식을 간단하게 만들어 해결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유기농 통밀 빵을 3일을 먹고도 남을 만치 만들어 온 정아 씨.

빵에 바를 마늘 버터, 바질 스프레드와 곁들여 먹으면 좋을 당근 라페도 글라스락에 가득 담아 온 향숙 씨.

숙소에 들자마자 머위 껍질을 까서 데치고 경숙언니와 정아 씨는 리조트 마트에 들러 초장을 사 왔다.

견과류가 들어간 통밀 빵. 머위 까느라 물든 손톱.

산나물 샌드위치는 세상 나와서 처음 먹어 본다.

야채 샌드위치를 좋아해서 베이커리에서 사 먹어본 맛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봄의 향기, 자연의 향기 듬뿍 들어간 산나물 샌드위치에 흠뻑 빠진 여인 넷은 배가 불룩하니 나오도록 먹으며 좋아했다.

응개잎이나 머위 잎은 젊을 때 어른들이 맛있다고 드셔도 그 쓴 나물이 뭐가 맛있냐면서 입도 대지 않던 나물들이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자연의 맛이 자연스럽게 입에 맞는 그런 나이들이 된 것이다. 물론 개인 취향이어서 어렸을 때도 잘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 만큼 나이가 황혼에 가까이 다가 오니 더욱 쌉쌀하고 오래도록 뒷맛이 은근 달달해지는 산나물에 매료되는 것 같다.

눈에 좋은 메리골드 차. 차 전문가 정아씨의 앙증맞은 티포트.

그렇게 은은한 골드메리차 향과 함께 앞으로의 여행 일정에 설레며 밤은 깊어 간다.

*사진; 안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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