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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May 28. 2023

원주, 뮤지엄 산(SAN)

백자 박물관을 나와 우리는 원주로 향했다.

원주의 뮤지엄 산을 관람하고 마지막 밤을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보내기로 한 것이다.

뮤지엄 산은 푸르른 산속의 미술관인 것을  둘러보고서야 알았다. 산(SAN)이라는 이름은 'Space, Art, Nature'의 앞 글자를 따서 산(SAN)이라고 한다. 입장권에 산 그림이 있어 말 그대로 산을 명칭 하는 줄 알았는데 미리 공부도 못하고 맞닥뜨린 무지의 소산이다.

서부해당화,  겹풀또기
황화구륜초, 금낭화(노란금낭화 처음 봄)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이어서 인지 관람객은 많았다.

웰컴센터에서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가 입장을 하는데 웰컴센터 건물을 지나니 환한 봄햇살에 빛나는 자작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길을 걷게 된다.

토종의 귀한 풀꽃 꽃밭과 나무들이 노래하는 길을 걸으며 설치 미술가의 작품도 만나게 된다.

알랙산더 리버만의 <Archway>

본관으로 가는 길 양옆으로 얕은 연못이 꽤 인상적인데 물에 비치는 풍경이 또 다른 작품처럼 느껴진다. 물이 있어 마치 다리를 걷는 느낌인데 중앙에 알렉산더 리버만의 작품이 우뚝 서 있어 마치 터널을 지나가는 느낌이다.

 본관 앞에 커다란 푸르른 사과는 안도 다오의 "살아있는 동안은 청춘이다"라는 작품.

안도 타다오의 푸르른 사과.

뮤지엄 건물도 안도 다오의 작품으로 본관 안에는 의 건축 작품이 연도별로 건축한 세계 곳곳의 건축물모형, 설계도가 전시되어 있는데 지형을 살려 건축물을 올렸다는 것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치 안토니오 가우디가 구엘 공원을 나무도 살리고 바위까지 살려내며 건축한 것이 떠올랐다. 갑자기! 안도 타다오도 그래서 지금 거장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외에도 빛과 물의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아 독특함을 알게 된다.

특히 보통의 건물에 들아가면 눈높이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볼 뿐인데 뮤지엄 산은 통로를 거닐 때 벽면 자체가 통창으로 되어 있으며 인공 연못에 드리워지는 주변의 풍광이 자연의 빛과 함께 오롯이 물 위에 펼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답답함이 없고 바깥과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 갇혀 있다는 느낌보다는 물 위를 걷고 자갈 마당의 정원을 거니는 여유로움이 들었다. 또한 천장과 벽사이에 작은 틈새가 있어 빛이 스며들고 그 빛은 어두운 실내의 조명도 되고 우리를 세상과 연결하는 호흡 같은 것이라고 느껴졌다.

이곳저곳의 동선을 따라가다 만난 특별한 곳이 있었는데 삼각형으로 하늘이 보이는 곳이었다. 돌무더기 위에 앉아 천정을 바라보느라 고개를 뒤로 젖히면 보이는 하늘, 밤이라면 그곳으로 별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난생처음 경험해 보는 건물의 예술적 특이성인 것 같다.

안도 타다오의 전시관 말고도 '페이퍼 갤러리'와 '청조 갤러리'가 있으며 제임스 터렐 설치 미술가의 특별 전시관이 있다.

상설 전시관인 종이갤러리에서는 '종이의 탄생부터 현재까지'를 주재로 전시하는데 우리 조상들이 종이로 만들어 썼던 항아리, 반짇고리, 부채, 베개, 조족등, 지승 요강 등 많은 공예작품에 가까운 귀한 물건들이 우리를 말없이 반겨주었고 우린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청조 갤러리에 전시중인 백남준의 작품
잠시 들여다 보고 다 알수는 없지만 안도 타다오도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건축가임이 분명함을 느꼈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고 동선을 짜낸 향숙씨와 정아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언제나 허투루 달아나는 시간 없이 짜임새 있게 짜놓은 여행에 동승하고 좋은 시간을 보낸 기쁨을 오래 붙잡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오래간 것 같아 이제야 글을 씁니다.

사실 미디어를 통해 안도 타다오를 들은 적 있지만 그의 건축의 세계를 조금 보고 나서 너무 방대해서 정리가 안되었다. 여행을 다녀와 주에 하나씩 쓰려고 마음먹었다가 결국 내가 보고 느낀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지내다가 5월 첫 주부터 치과 치료와 감기까지 앓다 보니 머리와 몸이 따로 놀아 많이 늦었다.

어제 한동네에 사는 회사 동생이

"언니, 낼 휴무지? 꼼짝 말고 푹 쉬어요." 하면서 귀가 시간에 맞춰  전복죽과 과일을 가져와 당부했다. 그녀의 말이 아니라도 지친 몸을 쉬고 싶었다. 전복죽 데워 먹고 지어온 감기약을 먹으며 이젠 낫자내 몸에 얘기한다.

폐철을 이용해 만든 마크 디베의 작품, 루이스 네벨슨의 밤의 장막.

안도 타다오; 일본의 건축가.

*사진; 안신영

*대문사진; 다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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