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에는 함께 있었다.
사 년 전,
나는 그 길에 없었다.
톡방으로 건너오던
수선화와 산수유,
개울물과 구름만
내 몫의 봄이었다.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진 속에 없는 나를
그들은 자주 불러주었다.
그리고 사 년이 지나
나는 그 길 위에 서 있다.
“그때 여기서 사진 찍었잖아.”
“여기 수선화가 더 많았는데.”
그들의 말은
지금의 풍경 위에
과거의 봄을 겹쳐 놓는다.
나는 두 번의 봄을
한 번에 걷고 있었다.
그때 비어 있던 자리,
그들이 오래 바라보던 자리.
그 자리에
이제야 내가 들어선다.
그때 세명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 봐 여기 신영 씨 없어 허전한 사진.”
향숙님의 말에
빙긋이 웃음이 번지면서
가슴 한쪽이 조용히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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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내가 없던 시간을
그대로 접어두었다가
이 봄
다시 펼쳐 보여주었다.
그래서일까,
이번 봄은 유난히 깊다.
꽃이 예뻐서가 아니라
함께 있어서 좋다는 말이
이제야
내 안에서도 같은 무게로 내려앉는다.
가을이 오면 또 걷겠지.
그러나 이제는 안다.
함께 걷는 시간은
계절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는 것을.
그 봄을 기다려준 마음들.
그 마음속에
내 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늦게 함께한 나를
조용히 울게 한다.
사진; 박정아, 안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