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기대되는 삶
류승범 247 cf를 따라 하기 위해서는
유럽에도 가야 하고,
카포에라도 배워야 하고,
패셔너블한 감각도 배워야 하고,
스케이트보드도 탈 줄 알아야 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몸부터 만드는 것이다!
오늘은 일주일 동안의 피로도가 하체로 몰렸던 날이었다. 러닝머신에 오르자마자 정말로 나와 타협하고 싶었지만 난 나에게 '제발 좀 징징거리지 마! 닥치고 그냥 달려!'라고 말했다. 그것도 실제로;;;
이제 20일 차다.
(류승범 247 CF 영상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48_qzJ9NYjA&feature=youtu.be
오늘은 친구의 청첩장을 받는 중요한 날이었는 데다가 전국에 많은 양의 눈이 내린 날이었다. 어제의 운동량이 좀 많았는지 잠자리에서도 조금 피곤한 느낌이 있었는데, 결국 아침에 알람을 듣지 못할 정도로 헤롱헤롱 거렸다. 결국 지각을 해버린지라 버선발로 뛰어나갔더니 오늘 연말정산 관련된 업무를 하기 위한 유에스비를 집에 두고 와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에 다녀오느라 결국 새벽과 점심의 타이밍을 놓쳐버릴 수밖에 없었다.
친구의 청첩장을 받으러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너무 늦은 시간이기도 할 것 같았고, 오늘은 눈이 온통 와 있어서 야외에서 뛰는 것도 좀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몸도 너무 피로한 김에 일요일의 휴식일을 당겨서 오늘은 좀 쉴까 하는 생각이 계속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타협하려는 마음이 나 스스로 꼬락서니가 참 마음에 안 들었는지 무조건 헬스장으로 가겠다는 각오로 다시 무장을 하였다. 약속시간이 8시였는데 여러 명이 모이는 자리인지라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야근한다고 얼버무려서 참 미안하다 친구야ㅋㅋ) 부랴부랴 헬스장으로 향했다. 최대한 빨리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서는 헬스장에 가는 길까지 운동시간에 넣어야 될 판이었다.
헬스장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인데 계속 뛰고,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걸리면 제자리에서 뛰면서 이동을 하였다. 운동량을 조금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 뜀박질을 하면서 헬스장으로 갔지만, 확실히 월~ 목요일까지 유산소의 운동 강도가 지난주에 비해 다소 상향 조정해서 진행했던 터에다가 수요일에 하체운동을 했던 부분들이 굉장히 피로하게 느껴졌다.
러닝머신에 오르자마자 다리가 너무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상체에도 뻐근함이 떨쳐지지 않자 내 머릿속의 스미골이 다시금 타협을 시도하였다.
'어제까지 무리했고 이 와중에도 헬스장에 왔으니 이미 잘 하고 있네~~ 오늘은 뛰지 말고 빠른 걸음으로 30분만 달리자. 약속 장소에 빨리 갈려면 40분은 무리니까 30분만 하고~~ 어때??'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기 시작한 지 2분이 채 되기도 전에 이 생각들이 머리에 계속 맴돌았고, 손가락이 속도 버튼을 낮추는 곳에서 맴돌기 시작하였다. 그런 와중에 그동안 운동하면서 매일 기록을 조금씩 높여보고자 했던 의지들이 모여서 불쑥 든 생각이 있었다.
'어디서 꾀를 부리고 있어! 죽을 정도도 아니고 다리에 근육통이 있는 것 뿐이자나!! 닥치고 그냥 달려!! 앞으로 힘든 일이 왔을 때도 이렇게 타협만 하고 살 거냐?? 지금은 그냥 이 피로도와 힘듦 이란 생각을 그냥 받아들이고 그냥 달려라!! 시간도 보지 말고 그냥 달린다는 것에만 집중해!!'
이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속도를 10km/h로 올렸다. 그 상태로 10분 정도 진행하자 조금 달릴 만 해졌고, 그 이후에 다시금 근육통과 상체에서 느껴지는 불편함, 스테미너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 등이 들 때마다 속으로 ' 닥치고 그냥 달려!! 뭔 핑계가 그렇게 많아!!'라고 스스로에게 나무라듯이 타이르게 되었다.
20분이 지나면서부터는 이제 진짜 하체의 근육통으로 인해 다리가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고 기력이 많이 딸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때 정말로 손가락이 속도 버튼을 6으로 낮추고자 주변까지 갔었는데... 내가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을 잡아서 등 뒤로 끓어내 버렸다. 모양새가 뒷짐을 쥔 상태로 뛰게 된 것이다. 그래도 너무 힘이 들었는지 너무나 그만 뛰고 싶었는데.. 불편함이 느껴질 때마다 혼자 복화술 하듯이 '닥쳐!' '안돼!' '그냥 뛰어!' '30분도 못 뛰면서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냐!'라고 계속 중얼거리면서 뛰었다.
옆에서 꾸준한 속도로 잘 뛰고 계시던 한 여성분이 갑자기 내 쪽을 쳐다보시는데 내가 혼자 발악을 하고 있으니 눈에 거슬려서 반사적으로 쳐다보신 것 같았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런 시선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30분을 채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나태함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30분을 채우고 나니 그동안 10km/h 속도에서 가장 오래 뛰었던 적이 20분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30분을 뛰게 된 것이니 오늘의 메인 운동인 유산소 운동은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분을 마친 후 나머지 10분은 6km/h로 마무리하였다.
복근 운동은 크런치, 덤벨 사이드 밴드, 레그 레이즈를 속도감을 좀 빠르게 하여 진행하였는데. 지난주보다 자세와 속도, 안정성 면에서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주에는 목표치를 늘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운동을 마무리하고 나면 평균 700g 정도의 감량을 하곤 하는데 오늘도 신기하리만큼 딱 700g 정도의 감량을 하였고, 드디어 85kg에서 시작했던 몸무게가 80kg 대역에 진입함을 확인하고 오늘도 운동하러 오길 정말 잘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나의 체중감량과 피부톤이 밝아짐에 대해 많이 놀라 하며 어쩌다 살을 뺐는지 물어보기도 하였다. 그때 몇몇 친구에게는 지금 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도 해주었고, 몇 가지 조언도 얻었다.
결과적으로, 오늘 하루는 나태함을 쫓으려는 나의 나약함에 빅엿을 날린 날이었고, 오늘도 내 삶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운동이 계속 진행될수록 그간의 작은 의지들이 모여서 내공을 발휘하게 되고, 운동 시 아프고 고통스러운 점들을 극복하고자 더 강한 의지가 발휘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 뒤에는 내 몸이 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성취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가끔은 나의 나약함들이 타협을 하고자 할 때, 그 생각이 진짜가 아니라 내 몸의 피로도를 피하고 싶은 일종의 뇌의 반사적 신호라 생각하자. 그럴 때는 '닥쳐! 나는 뛸 거야!'라고 스스로 한번 외쳐보자. 그러면 순간의 고통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좀 더 커지며, 그 의지들이 모여 다음번의 더 큰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다. 이것은 운동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나는 어제보다 발전하기 위하여 노력하였고, 스스로 하루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 보람이 허망하게 멈추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 내일의 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