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들보다 강아지와 더 오래 함께 살았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벌써 9살을 향해가고 있는 나의 강아지.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기니까 돌봐야 하고..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흐르면서 애개육아를 한지 5년이 되었다.
그동안 내 강아지의 시간도 흘렀다.
아이들과 정신없이 씨름하다가 고개를 돌리면 항상 내 주위 어딘가에서 나를 보고 있다.
강아지가 중심이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쩌다가 너는 나만 보고 있게 되었을까 싶어 늘 속상하다.
많은 매체에서 애개육아의 아름다움을 많이 보여준다.
물론 찬란한 순간들도 있지만, 모두들 강아지에게 미안한 마음은 나 같을까 싶기도 하다.
이틀 전,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배탈이 난 강아지가 설사를 제법 해놓았다.
뒤처리를 하고 강아지 목욕을 시켜주었다.
그런데 무언가 잘못되었는지 몇 시간 뒤부터 눈을 잘 뜨지 못하였다.
다음 날 병원에 가보아야지 하고 잠에 들었는데, 새벽에 눈을 떠보니 혼자 구석에서 앓고 있는 듯했다.
새벽 두 시 반, 강아지를 안고 24시 병원에 갔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아파서 잘 먹지도 못하는데, 눈까지 불편했을걸 생각하니 속이 문드러졌다.
항상 나만 바라보고 나만 기다리는 아이인데 그동안 의도치 않게 무심했던 내가 너무 한스러웠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무언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정말 큰 무게를 가져야 한다.
그 책임의 무게에 내가 많이 눌러지더라도 책임을 책임지고 싶다.
다행히 강아지는 지금 회복이 잘 되고 있고,
우리 가족은 조금 더 강아지에게 사랑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해 보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