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지향형 vs 워라밸지향형, 당신은?

성장지형형 VS 워라밸지향형, 과연 당신은?

by 다정한 진로

최근 들어 “좋은 직업이 뭐야?”라고 물으면, 예전처럼 무조건 “연봉이 높은 곳”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여전히 높은 연봉을 말하는 사람이 가장 많기는 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취준생들이 “저녁이 있는 삶”, 즉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반대로 늦게 퇴근하는 것은 상관없으니, 회사에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직업의 조건’ 중 최근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두 가치,‘워라밸’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왜 ‘워라밸’과 ‘성장’을 함께 다루는가?

“왜 이 두 가지를 같이 이야기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이유는 단순하다. 이 두 가치는 현실에서 종종 대척점에 놓이기 때문이다. ‘성장지향’과 ‘워라밸’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회사가 많을까? 정답은 굳이 회사를 다녀보지 않아도 안다. 많지 않다.

쉽게 말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일론 머스크를 떠올려보자. 그에게 성장이 없다면 회사의 발전도 없을 것이다. 누가 봐도 성장지향형 인재다. 그렇다면 그에게 워라밸이 있을까? 자율성은 있을지 몰라도, 매일 저녁이 있는 삶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모든 가치를 동시에 충족하는 직장은 드물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어떤 조건을 더 우선순위에 둘 것인가?


당신은 진짜 성장지향형인가?

먼저 ‘성장지향’이라는 가치부터 생각해보자. ‘성장지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젊음, 도전, 열정, 멋진 커리어. 드라마 <스타트업> 속 장면처럼 애자일하게 회의하고, 대중 앞에서 발표하고, 밤을 새워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런데 그게 정말 성장일까?


성장은 생각보다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어떤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내가 알고있는 기술&지식의 범주가 넓어지는 것을 '성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내가 맡는 직책이나 프로젝트, 역할의 범주가 점점 중요해지고 커지는 이른바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성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실제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성장의 개념을 이론으로 제시한다.

Piaget의 인지적 성장: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
Erikson의 심리사회적 성장: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이 깊어지는 것
Maslow의 자아실현 욕구: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해가는 것
Dweck의 성장 마인드셋: 나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태도

그래서 우리는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가 말하는 성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한 가지 더.

“내가 원할 때의 성장”만을 원하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성장지향형 조직은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그 과업이 모두 내가 원하는 것이고 적성에 맞는 일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적성에 맞지 않는 일들도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는 SSAFY에서 일하며 이런 경험을 했다. 처음 SSAFY 에 왔을 때, 취업컨설팅 경험은 많았지만 IT직무만 집중적으로 하지는 않았었기에 IT취업컨설팅 자체가 한번의 챌린지였다. 그리고 컨설팅이 어느정도 농익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즈음, 교육기획으로 직무가 전환되었다. 가끔 특강을 기획하기는 했었어도 전문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온것은 아니었던 지라 직무전환은 나에게 또다른 도전이었다. 전자는 내가 원했던 성장이었지만 후자는 굳이 바라던 방향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만족한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내 지식과 경험 그리고 태도가 확장되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묻고싶다.


나는 진짜 성장지향형인가?
아니면 ‘성장지향형처럼 보이고 싶은 사람’인가?


워라밸은 환상일까?

두번째로 생각해봐야 할 포인트 ‘워라밸’ 이다. 워크 라이프 밸런스.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해서 운동도 하고, 취미도 즐기고 연애도 하고, 주말에는 여행도 다니는 삶’. 정말 그림처럼 예쁜 삶이면서 요즘 MZ세대들이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워라밸이 만족되면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까?


많은 이들이 워라밸을 원하면서도, 막상 회사에서는 “일이 너무 단조롭다”, “더 성장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다”고 말하고 퇴사를 고민하기 때문이다. 워라밸이 유지된다는 것은 때로 업무가 루틴화되어 있고, 강도가 일정 수준 이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자극을 찾게 된다. 실제로 내가 종종 이야기 하는 Maslow의 욕구이론에서도, 안전과 안정이 충족되면 자아실현 욕구가 등장한다. 이말인즉슨 성장에 대한 욕구가 없던 사람도 안정이 확보되면 성장 욕구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도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몇 년째 비슷한 일을 반복해도 괜찮은가?
내 역할과 중요성이 크게 확장되지 않아도 만족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솔직히 답할 수 있을 때, 내가 진짜 워라밸 지향형인지 알 수 있다.


링크드인에서 본 한 문장

며칠 전 링크드인에서 본 한 스타트업 인사담당자의 글이 기억이 남는다. 그 인사담당자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참 용기있고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느껴지는 고백이다.

“워라밸,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원하면서 스타트업에 지원하지 마세요.
드라마처럼 칼퇴하면서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없습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회의하고, 치열하게 개발합니다.
그러한 노력 없이 성장은 있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이 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성장이라는 건 대가 없이 주어지지 않는다.

시간을 쓰지 않고,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고 얻는 성장은 거의 없다. 그래서 성장을 택하면 워라밸이 흔들리고, 워라밸을 택하면 성장 속도가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상담 사례 1: 유지보수 → SI 개발자

여기서 내가 상담했던 J님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J님은 중견 IT기업 본사에 근무하며 유지보수관리업무를 하고 있었다. 연봉도 괜찮고 워라밸도 좋았다. 하지만 몇 년째 정체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프로젝트 중심의 SI개발자를 뽑는 내부 인재풀 공모에 지원하여 직무를 전환했다. 주변동료들은 다 말렸다고 한다. 얼마나 힘든지 알면 안갈거라고 말이다. 실제로 SI직무로 전환하고 나서부터는 야근과 출장의 연속, 1년 중 주말다운 주말을 보내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프로젝트가 변경될 때 마다 근무지도 바뀌었다. 그치만 그는 바뀐 직무가 더 좋다고 말했다. 체력적으로 지치기는 해도,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실력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프로젝트 경험을 잘 쌓아서 더 좋은 연봉과 업무환경 제의를 받아 이직에 성공했고, 이전 회사에 비해 워라밸도 지켜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도 가능한 균형있는 회사로 옮길 수 있었다. 실무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관을 확신하게 된 케이스다. 반대의 케이스도 있다.


상담 사례 2: 스타트업 → 공공기관 전산직

H님은 예전부터 창업에 꿈이 있었다. 자신의 창업아이템도 매우 구체적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창업을 하는데 기술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만한 유망한 스타트업에 백엔드 개발자로 입사했다. 그리고 1년 후 연락이 왔다. 퇴사하고 공공기관 전산직 준비하고 있다고 말이다.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에게는 매우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었던 것. 그의 마음속에 성장은 조금 더디더라도 안정적이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던 것이다. 그는 실제로 공공기관 전산직으로 이직에 성공했고, 지금은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처음 내담자로 봤던 그는 정말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매우 차분한 느낌이 든다(물론 얘기하다 보면 여전히 재밌고 재기발랄하다) 이렇듯 가치관은 경험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애주기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질문

그래서 나는 상담할 때 항상 이렇게 질문하곤 한다.

지금 당신은 성장하고 싶은가요?
아니면 안정이 더 필요한 시기인가요?
연봉보다 여가시간이 더 중요한가요?
반복적으로 비슷한 과업을 해도, 이 일을 3년간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직업 선택의 기준을 점점 선명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좋은 직장은 무엇일까?

결국 모든 것을 갖춘 직장이 아니라,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과 감수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선택한 직장이 좋은 직장이다. 성장을 택한다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워라밸을 택한다면 더딘 성장의 속도를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좋은 직업’을 함께 찾아가보자

이전 04화진로소명에 대한 오해와 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