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백화점에서 물건을 샀다.
퇴근길에 주문한 걸 찾으러 들렀는데, 그러셨다.
"이거 고객님 주문하고 품절됐어요. 지금은 3-4 주는 기다려야 살 수 있어요. 갈 사람한테 가나 봐요 그죠?"
속으론, '그러게요 왠지 그날 매장에 오고 싶더라니까요'라고 말했지만 내뱉진 않았다. 물건 사는 일에 그렇게 의미를 부여할 일인가 싶어서.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원래 백화점에서 구매를 잘 안 하는 데다가 그 물건은 고민고민하다 사려고 간 거니까 어떻게 보면 그날 품절이었다면 기다려서까지 사진 않았을 것 같다.
물건도 갈 사람한테 간다는데 하물며 사람이며 일이며 그 모든 것들은 어떨까 싶더라. 아까는 물건 구하기에 목메는 사람 같아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했지만. 작든 크든 나와 맺어진 모든 것들에 따뜻한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도 삶의 큰 즐거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