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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제이쿠 Sep 30. 2021

"갈 사람한테 가나 봐요"

오랜만에 백화점에서 물건을 샀다.

퇴근길에 주문한 걸 찾으러 들렀는데, 그러셨다.

"이거 고객님 주문하고 품절됐어요. 지금은 3-4 주는 기다려야 살 수 있어요. 갈 사람한테 가나 봐요 그죠?"


속으론, '그러게요 왠지 그날 매장에 오고 싶더라니까요'라고 말했지만 내뱉진 않았다. 물건 사는 일에 그렇게 의미를 부여할 일인가 싶어서.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원래 백화점에서 구매를   하는 데다가  물건은 고민고민하다 사려고 거니까 어떻게 보면 그날 품절이었다면 기다려서까지 사진 않았을 것 같.


물건도 갈 사람한테 간다는데 하물며 사람이며 일이며 그 모든 것들은 어떨까 싶더라. 아까는 물건 구하기에 목메는 사람 같아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했지만. 작든 크든 나와 맺어진 모든 것들에 따뜻한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도 삶의 큰 즐거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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