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과장의 치앙마이 라이프에 숟가락만 얹다 2편
"새벽 4시면 닭이 울고, 아침엔 새가 지저귀고, 밤까지도 비행기 소리가 나니 푹 자려면 3M 귀마개를 챙겨오는 게 좋을 것 같아."
웬걸. 오는 길이 고단했는지 닭 소리도, 새 소리도, 비행기 소리도 못 들었다.
잠을 푹 자서인지 치앙마이에서의 첫 아침은 그야말로 상쾌했다. 바람은 살랑살랑, 하늘은 쨍, 햇살은 그윽한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빨래 널기 딱 좋은 날씨. 실제로 복도에 빨래가 많이 널려있더라는.
씻고 나오니 정 과장이 열심히 믹서를 간다. 파인애플, 바나나, 청겨자, 배추, 케일가루, 유산균 등을 넣은 건강 주스를 먹이기 위해. 달다 달아. "뭐든 바나나를 넣으면 다 맛있더라."
"그랩 타고 갈까? 걸어갈까?"
점심 먹으러 가는데, 첫날이니 동네 구경도 할 겸 걸어가기로 했다.
나: 여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색감이 마음에 들어. 은은하게 빛바랜 건물, 파란 하늘, 진한 나무, 알록달록한 꽃이 모두 조화로워. 정감 가는 색이라고 할까.
처음 마주한 음식도 그러했고.
그 다음으로 들어 간 간식 가게의 인테리어도 그러했다.
하물며 햇살이 스며드는 풍경도.
오고 가는 거리마저. 내 눈에는 따뜻한 색감이 가득했다. 분주하기보다 차분한. 일상을 보내기에 딱 좋은.
참참, 맥심 커피에 설탕을 3스푼 넣은 듯한 아이스커피는 또 어떻고.
툭 얹어 놓은 과일 봉지는 너무 자연스럽게 색이 어우러지지 않는가.
정 과장이랑 걸으면서 그런 얘길 했다. 이렇게 미감이 뛰어난데, 그런 재능을 어떻게 발휘할까라고.
썩히기엔 너무 아까우니까.
우리가 어떤 나라든 지역이든 좋아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다. 살고 싶은 이유도.
치앙마이는 큰 돈 들이지 않고 소소한 일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첫날 내가 느낀 건 어딜 가든 무엇을 보든 좋은 자극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색감에 관심이 많은 나로선.
둘째 날은 오기 전부터 가려고 했던 카페들을 둘러보려고 한다. 사진으로 보니 한국 못지않게 인테리어며 메뉴며 얼마나 다양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