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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주 Aug 03. 2020

원석

부분을 사랑하는 힘


'내면을 사랑한 이 사람에게 있어 고뇌는 그의 일상이었고, 글쓰기는 구원을 향한 간절한 기도의 한 형식이었다 - 카프카'


책을 읽다 보면 한 문장이 책 전체를 보는 것보다 마음이 울릴 때가 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은 그 책을 다시 한번 열어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색연필로 밑줄을 쳐두고 두고두고 찾아보거나 필사를 한다.


나의 사랑방식 또한 그렇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 사람들의 모습 중 가장 인상 깊은 모습을 포착해서 마음속 저 울림 깊은 곳에 담는다. 그리고 그 부분을 사랑하는 것이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버린다.


어떻게든 사랑하고 싶어 지는 그 마음은 내 힘이 아니다. 나는 그 힘을 믿고 내가 사랑하는 방식 그대로 사랑을 해야겠다.


'우리의 오래된 시간들. 초라한 낱말들. 그것들은 빛나는 원석이었을 거야. 어디론가 강하게 숨기고 있었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이었겠지. 무거이 나에게 떠오른 이 돌을 향해 눈 한번 맞춘 뒤 안아주고 싶어. 우리는 가라앉을 수 없다고, 아직 수면 위 아니 하늘 위 어디론가 함께 떠오를 거라고. 그리고 이것은 시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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