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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주 Aug 04. 2020

어떤 사람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삶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그가 뱉은 말들이 나에게는 날카로운 칼끝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물론 그 말들은 의도된 것도 아니었고 만들어낸 것도 아니었다고, 그저 그때 생각 나는 말들을 했을 뿐.


이해했다. 아니 사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상했다. 그래 사실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서 하염없이 울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울음을 목구멍에서 넘기고 하루를 겨우 지나쳐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어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갔다가 위태로운 눈동자를 하고 있으면 '너는 강하다. 아름답다. 소중하다.'라는 말을 나지막이 뱉으며 주문을 외듯 반복한다.


원하지 않는 말을 잔뜩 듣고 온 날은 문제를 문제 삼지 않는 것을 하루의 관건으로 여긴다. 안정적인 것과 부드러운 것들을 붙들어 의지하고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가진다.  


그 사람들은 어차피 내 삶에서 어떤 사람으로 남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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