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할 때

강약을 조절하며 사는 법

by 설주


요즘은 힘이 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마음 안에 큰 돌덩이가 '쿵-'하고 나를 짓누르고 있는 기분이다. 그럴 땐 내면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곤 한다.


무기력한 기분은 아무것도 잡히지 못하게 한다. 무기력은 어떠한 기운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등골이 서늘하고 땀이 삐질삐질 나온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화이트 아웃이라고 해야 하나 눈이 가득 내린 것처럼 머리가 백지장처럼 하얗다.


그럴 땐 누군가 알려준 글을 다시 본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수도원 독방에서 지내며 마음의 주기가 있다는 걸 간파했다고 한다. 그래서 고통스러울 때는 곧 지나가리라 하며 버텼고, 기쁠 때는 너무 들뜨지 않도록 자제하며 그 감정을 조심스럽게 다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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