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일상이 사라져 버린 채로 걷는 삶
가끔 독처럼 내 몸안에 두려움과 고통이 잔뜩 나를 둘러쌓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가 바로 오늘 와버렸다. 온살이 차츰차츰 떨려오고,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숨통이 조여 온다. 내 안에 있는 기쁜 마음 안에 날카로운 시간이 들어오면 나는 피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그것들은 그 자체로 품고 들어가 버린다. 어느 것 하나 피할 줄 모르는 나는 마음 어디 한구석이 모두 난도질되어있다. 잔인하게, 괴롭게, 아물지 못한 채로, 건너야 할 길을 모른다.
다음번에 이런 일을 다시 겪게 되면 말해줘야지.
'꼭 피해야 해. 그래도 괜찮아.'
나를 다독이고 데리고 떠날 거야.
언젠가.
어디론가.
저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