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을 용기
나에게는 쉬지 않고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강한 욕구가 있다. 뭐 굳이 정의하자면 성취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만히 있는 모습을 스스로가 기다려주지 못한 채 끊임없이 채찍질한다. 그렇게 한참을 삶을 달리다 보면 공허한 기운이 가득한 어느 안갯속 한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얼마나 마음이 다쳐있을지 알면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오랜 시간 동안 나의 에고는 여전히 꿈틀거리며 괴로워하고 있다. 쉴 곳을 찾아 눕지만 딱딱한 돌바닥 같을 뿐이다. 요즘은 마음이 바닥을 넘어 이제 땅을 파고 있다. 그래서 강박적으로 괴로움을 느낄 때는 더욱이 외부의 무언가로 채우는 모습이 되어버린다. 근 8개월 간 허기진 마음들을 외부의 것들로 가득 채워 넣었고 그러다 보면 소화하지 못한 나의 머릿속은 언제든지 '빵'하고 터질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괜찮다고 하기에는 많은 위험에 참혹하게 내버려 두었고 그럴 때마다 어린아이처럼 벌벌 떨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어도 우물쭈물하며 뒤로 물러선다. 홀로의 힘으로는 기운이 쫙 빠진 채 주저 않을 것일 텐데 왜 이렇게 멈칫하고 생각에 빠져있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이런 내 모습이 미워 길거리 쓰레기통에 머리를 박고 싶었다. 통제되지 않는 괴로운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온 시간들 속에 진정한 쉼을 발견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그리워한다. 쉼이야 말로 내가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 같다. 소소한 쉼으로 가득 찬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
그래,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마음을 먹는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용기다. 그냥 제발 좀 쉬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 눈 꼭 감고 삶을 잘 견뎌낸 나를 좀 안아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