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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Oct 05. 2022

리스타트 51 - (47)

첫걸음


그래서 나는 WU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온라인으로 비즈니스 경영을 공부할 수 있는 온라인 MBA 과정을 제공하는 여러 학교들을 알아보다가, 2006년 봄에 그중 한 곳에 등록해서 비즈니스 경영과 관련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 직업이 격주로 미국 여러 곳을 출장 다니며 다양한 WU 가맹점들의 자금세탁 방지 프로그램을 감사하는 일이었으므로, 나는 내가 출장을 나갈 때마다 그곳에서 머무르던 호텔에서 매일같이 이른 새벽에 일어난 후, 해당 과목을 공부했다.

 

하지만 내가 한 학기 과정을 마친 후, 그 과목에서 받은 점수는 B 플러스였고, 나는 그 점수가 내가 시간과 노력을 그 수업에 투자한 데 비해서 너무 높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 당시, 그런 높은 성적에 만족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여러 번 반복했다.


'내가 앞으로도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 대비, 이런 성적을 받는다면, 나는 과연 나 자신에게 MBA 과정을 적절하게 이수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지금 이 MBA 프로그램을 왜 하고 있는 것이지?' 


'그리고 그런 나한테 MBA는 왜 필요하며, 누구를 위해 이 MBA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 MBA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을까? 만약 없다면, 이 프로그램을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를 했고, 결론적으로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깨달았다.

 

'아니, 나는 더 이상 이 프로그램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나는 2006년 여름을 끝으로 해당 온라인 MBA 과정이나, 다른 경영학 석사과정 (Master in Management program 또는 MiM)에 더 이상 도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를 돌이켜보면 나는 내가 왜 ALMM 과정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택의 여지로 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그때도 자존감이 심히 결여되어 있어서 하버드 경영대학원 (Harvard Business School 또는 HBS)의 홈페이지나, HES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ALMM 과정에 대해 알아본다든지 하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 두 학교에 제대로 도전해볼 생각도 하기 전에, 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례 체념했던 이유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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