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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Oct 06. 2022

리스타트 51 - (48)

첫걸음


정당화할 수 없는 체념


맞다. 이런 나의 생각은 내 과거의 일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독자들도 기억하겠지만, 나는 ‘무대 위에서’라는 장(章)에서, 내 대학교 초기 몇 년 동안은 자신감 결여로 인해, 항상 소극적인 자세로 내 삶을 살았다고 서술했다. 


그리고 보니 나는 2006년 6월에도 그와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나 자신과 하버드 사이에 거대한 장벽을 나 스스로 쌓아놓고 난 후, ‘나는 저 장벽을 넘어서 하버드에 입학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나 자신을 미리 세뇌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결국 하버드에 입학하기 위해 그 교문을 두드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 


다시 말해 나는 그 당시 나의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꿀만한 용기, 에너지, 의지, 욕구, 그리고 포티튜드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의 첫 번째 돌파구를 경험한 후,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살았던 것처럼 또 다른 내 인생의 돌파구를 찾는 것을 추구하기보다, WU에서의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살며,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것만이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나 자신에게 만족했었다. 

   

하지만 내가 그때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 당시의 나는 한 마디로 비겁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어떻게 해서 내 인생의 첫 번째 돌파구를 만들었던가?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고, 모든 면에 소극적이었으며, 다른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머뭇거리기만 하던 내가, 1991년 봄학기에 열린 <한국의 밤> 행사 무대에 서면서 내 인생의 첫 번째 돌파구를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그런데 나는 왜 그로부터 1년 후에 KSA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다시 나태하고 소극적인 삶으로 되돌아가서 긴 시간을 보냈단 말인가? 그리고 도대체 왜, 그 긴 기간동안 내 인생의 두 번째 돌파구를 만들 노력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단 말인가?'


하물며, 2006년 당시의 나는 WU라는 풀타임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만약 그 풀타임 직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2년 동안 풀타임 학생으로 MBA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HBS나 다른 풀타임 MBA 프로그램이 그 당시의 내가 도전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면 나는 온라인이든, 아니면 오프라인이든, 다른 파트타임 MBA 과정이나 MiM 과정을 어떻게 해서든지 알아봤어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나 자신을 비즈니스 경영 분야로 이끌어 줄 기회를 꾸준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찾았더라면, 결국에는 ALMM 과정이라는 차선책에 도달했을 것이고, 그 후에는 HES의 교문을 열심히 두드릴 생각을 했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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