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톤먼트> 빈틈없는 이야기를 향해
<어톤먼트>Atonement(2007) / 로맨스, 멜로, 드라마 / 영국, 프랑스 / 122분
감독: 조 라이트
주연: 제임스 맥어보이, 키이라 나이틀리
<어톤먼트>는 유감스럽게도(?) 따뜻하거나 강렬한 사랑이야기완 거리가 멀다. 하지만 원작만큼 충분히 서사적이고 충격적이며, <오만과 편견>의 영상미보다 더 아름답고 우아하다. <어톤먼트>의 뼈대인 긴박한 긴장감이 사건 전개 내내 존재하고 있으며, 인물들의 비언어적 표현만으로도 강한 흡입력을 느낄 수 있다.
덧붙여 ‘비극적인 시대를 비켜나가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다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 라이트 감독의 ‘특별한 시선’도 엿볼 수 있다.
얼마든지 그들의 이야기에 몸과 마음을 맡겨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세실리아와 로비는 분명 애절한 사랑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어톤먼트>의 진정한 주인공은 따로 있다.
이 모든 것을 시작한 당사자.
그 당사자로 인해 잔잔하게 흐르던 이야기는 급속도로 감정(비극)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도대체 왜?’라고 생각했다가도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것이다. 그 후엔 <어톤먼트>가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통찰력에 감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 다다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 깊숙이 숨기고 있던 기억의 조각을 들춰내고 있을 것이다.
꼭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민낯을 누가 몰래 훔쳐볼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에.
사실 난 최근에 개봉했던 리테쉬 바트라 감독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본 순간 이 작품이 떠올랐다.
만약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여전히 당신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면, 더 강력하게 <어톤먼트>를 보길 추천한다.
글_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김진실
PS. 이 글은 전주독립영화관 소식지 2017 November, Vol.10 속 '관객동아리 씨네몽의 자료열람실 추천작'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