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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케이 Jan 21. 2022

편견의 굴레

설득과 이해 그리고 존중

2022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첫 세문제의 토픽은 편견이었다. 나의 주장이나 의견과 반대되는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나의 태도나 방향에 관한 문제였다.


 문제는 편협된 생각을 갖게 됨으로써 벌일 수 있는 오류 등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오랜만에 집중력을 발휘하여 지문과 보기를 읽으며 기필코 문제를 맞혀보겠다는 의지로 꼼꼼히 그 내용들에 대해 집중해 보았다


 문득 이 문제를 수능 국어의 첫 번째 문제로 출제한 출제자의 의도나 생각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 후면 맨몸으로 사회로 내던져질 스무 살 청춘들에게 어떤 메시지나 깨달음을 주고 싶었던 걸까?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행동을 하길 바라는 걸까?'


 정답지의 표기는 이랬다. 

'각자 자기의 주장을 갖고 자신만의 생각이나 신념을 갖는 건 좋다. 하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경멸하거나 흑백논리로 잘못됐다고 비난해선 안되며, 그 의견을 더욱 심도 있게 확인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앗... 그동안 나는 어땠을까?'


나도 주관적인 생각과 의지와 또 분명한 태도를 가지고 매사에 임하고 있는데 나와 반대되는 사람과의 관계나 그들의 의견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난 늘 상대방에게 내 의견의 정당성을 주야장천 이야기하며, 내 이야기를 이해하길 원하고, 그렇지 못하면 답답한 사람이라고 치부하기 바빴다.

 

'제발 날 이해해줘. 왜 내 얘기를 못 알아들어?' '네 생각은 뭔데?' '그 생각이 정말 맞는 거야?'


라며 다그치기 일쑤였다.

내가 가진 그 편향된 생각. 그 편견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대방을 옭아맸던 것이었다.


듣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 의견이나 신념이 올바른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했어야 했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그들의 이야기도 경청했어야 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 같은 방향일 순 없을 것이다. 각자 다른 생각과 방향을 갖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갈 텐데, 서로의 생각이나 방향을 이해하고 인정했을 때, 그 각각의 생각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하나의 큰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오늘 얼추 15년 차이가 나는 어린 회사 동료 들과 이야기를 나누러 간다. 이 모임을 주선한 것 자체도 꼰대 문화의 하나라고 한다. 늘 나는 꼰대가 아니라고 하지만, 역시나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 있다.

오늘은 듣고 맞장구만 쳐주려고 한다. 잘한다고 하거나, 못한다고 하거나, 틀렸다고 하거나, 고쳐야 한다고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미 그들과 나는 많이 다르다.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따라 하지 못할 것이라면 그냥 듣고 이해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면 그뿐이다.

 이 또한 나의 편견일 테지만 말이다.


#편견 #이야기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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