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처음으로 울리는 알람을 자연스레 꺼버리고 무시하려 하지만, 5분 단위로 7시까지 맞춰 둔 알람에 결국 지고 만다. 일어나서 맨 먼저 하는 일은 따뜻한 물 한 잔 마시며 유튜브로 음악 틀기. 일찍 저녁을 먹은 탓에 가벼워진 몸속으로 따뜻한 물을 흘려보내면 차가운 몸속이 데워져 긴장이 풀린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만으로 꽤 힘든 일임이 틀림없다. 뻣뻣한 몸은 음악을 들으며 바닥에 앉아 가볍게 풀어본다. 일어나자마자 하는 요가는 뻣뻣한 나에겐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기에 그저 다리를 쭉 펴고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거나 주먹을 폈다 쥐었다, 목을 가볍게 돌리는 등의 스트레칭을 가볍게 한다. 조금씩 잠이 깨지고 정신이 말똥 해진다. 7시간을 충분히 잤으니 일어나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늘 자기 전 알람을 촘촘히 맞춰둔다.
우리 고양이들은 내가 일어나면 일어나지만, 그중 첫째 고양이 제리는 밥을 달라 와아앙 와아앙 하고 운다. 눈 뜨자마자 배가 고픈 이 고양이는 자다 일어난 것 같지 않은 크고 맑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어제의 밥그릇을 회수하고 서둘러 밥을 준다. 오도독오도독 잘 씹어 먹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몽글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30분 정도는 살살 움직여 이렇게 몸을 풀어낸다. 그 사이에 아침을 먹은 고양이들은 전기장판으로 데워진 침대 위로 올라가 잠을 자는데 얄밉게도 귀엽다. 둘째 미우는 가끔 독서를 함께 해 주겠다며 무릎 위로 와 주는데 고맙고 너무 귀엽다. (다리에 쥐 나는 것만 참으면 행복하다.)
출근 시간은 9시 30분이지만 넉넉히 빨리 일어나는 이유는 아침 활동을 위해서다. 올해는 많이 읽고 많이 쓰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아침 30분 동안 책을 읽기로 했다. 평소 소설책을 적게 읽었는데, 2024년 12월에 읽은 소설에 빠져 올해는 소설을 좀 더 읽어 보기로 작은 다짐을 했다. 잠이 살짝 깨면 커피를 후딱 내리고 담요를 들고 테이블 앞으로 간다. 지체하면 그대로 몸이 늘어지는 아침이기에 최대한 얼른 움직여야 한다. 어느새 한겨울이 지나 푸르스름한 창문 밖을 보며 어제 읽던 책을 이어 읽어간다. 아직 달이 떠 있는 하늘을 보니 그 아름다움에 잠이 다 깨버렸다. 곧 밖은 해가 뜨면 밖은 밝아질 터였다.
올해 벌써 3권의 책을 읽었다. 주 4일 이상은 부담 없이 책을 읽는다. 가끔 너무 읽고 싶을 때는 낮에도 밤에도 틈틈이 읽기도 하는데, 보통은 아침 3-40분 정도를 독서에 쓴다. 적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쌓여가는 책들이 그저 신기하고 뿌듯하다. 아침에 처음으로 집중하는 일로 책을 읽으면 하루 종일 그 책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으면 오후까지 그 마음이 이어지고, 잔잔한 에세이를 읽으면 조금은 차분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래서 주로 소설, 에세이 등 하루의 기분을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을 찾아 읽기도 한다.
늘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말 잘하는 사람들 부러워하고 존경했다. 이제 그런 사람들이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생각 않고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책을 잘 읽는 법, 말을 잘하는 법에 대한 여러 방법들이 노출된다. 하지만 그런 방법보다 일단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가득 읽기로 했다. 책 읽는 것이 취미인 사람은 아닌지라 습관에 넣었고, 아직 나의 습관에 완전히 스며들지는 못 했지만, 그건 아마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난 그저 조금 일찍 일어나 그 시간에 책을 읽는 것을 실컷 즐기고 마음에 드는 문장은 따라 적어가며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한 권의 책을 천천히 음미하고 다듬고 마음에 새기는 일이 꽤 즐거워서 매일 아침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