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맘마
어렸을 때부터 난 만화를 좋아했다. 장르를 가리는 편도 아니고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모두 좋아한다. 그중 가장 많이 보는 것, 어릴 적부터 봐 오던 것은 바로 아따맘마이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투니버스를 통해 처음 본 아따맘마에 나는 푹 빠져 버렸다. 일상을 그려낸 조금은 독특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엄마와 아빠, 아리와 동동이 4인의 각각 개성 넘치는 에피소드들 모두 좋아했다. 한창 즐겨 보다가 중고등학생이 되면서는 잠시 소홀해졌다. 그러다 다시 본 것은 26살이었다. 그땐 첫 직장에서 근무 중이었고 타지에서 생활 중이었다.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심심하고 외로웠다. 그때 나를 위로해 준 것이 바로 아따맘마였다. 가상세계 안의 일상생활은 나에게 소소한 재미와 편안한 마음을 주었고 덕분에 당시 외로움을 많이 이겨냈다. 그리고 작년 가을, 창업 준비를 하며 외롭고 힘들고 좌절스러울 때 다시 생각이 났다. 아, 나에겐 믿을 구석이 하나 있지!
혼자 가게를 준비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해 본 적 없는 것들을 어디서부터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혔고, 소자본으로 준비하는 것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지만 막상 시작하니 울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짧은 만화가 나를 도와주었다. 거대한 교훈을 주는 스토리가 아닌, 천재나 능력자가 나오지도 판타지도 아닌, 우리와 같은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난 힘을 얻었다. 매번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귀차니즘 엄마와 그런 엄마와 투닥거리는 아리와 동동이, 조용히 맥주를 따라 마시는 아빠, 아리와 동동이를 보며 학창 시절 추억 놀이를 하고, 아빠를 보며 조금은 덤덤히, 태연히 살아야지 하며 엄마를 보며 조금은 막무가내로 당당하게 살아보고 싶은 생각과 엄마는 강하다, 라는 것을 느낀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만화가 제작 중이어서 아직 다 보지 못 한 에피소드가 매우 많다. 요즘 같은 한 여름엔 여름 에피소드를 보고 있다. 엄마가 여름에 동네 아주머니들과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티타임을 가지는 것을 보며 보고 싶은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고, 동동이와 아리가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보내는 것을 보며 대리 만족을 하며 다음엔 나도 수영을 배워볼까, 친구들과 펜션에 놀러를 갈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