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먹는 초코콘은 최고다
하루는 일을 하는 내내 몸이 축 처졌다. 머리가 지끈 거리기도 하고 머릿속이 벙벙한 느낌.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있다 보니 대충 하루가 마무리되고, 집에 도착하면 고양님 두 마리를 돌보아야 하는데 이런 몸 상태론 조금 버거울 듯하였다. 이럴 땐 아이스크림을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크림은 내가 종종 찾는 나의 힐링 유지 음식인데, 코로나 이후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특히나 좋아하는 소프트콘을 먹는 것이 어려워졌다. 아 오늘은 먹어야지, 마침 우리 집 근처엔 맥도날드가 있으니깐, 초코콘 파워를 얻어야지!
초코콘 먹은 게 적어도 1-2년 만이었다. 가격도 올랐다. 주문 한 아이스크림을 들고 집으로 가는 길, 조용한 골목길을 걸으며 조심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밤과 저녁 사이에 있는 이 시간,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지만 주택의 불은 다 켜져 있었다. 텔레비전 소리도 조금 들리고 이야기 소리도 작게 들려왔다. 항상 부랴부랴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후다닥 집으로 돌아갔기에 조금 돌아가는 이 시간이, 오랜만에 이런 여유가 너무나도 반가웠다. 잡으로 돌아가는 10분 남짓의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흘렀고, 혼자 농땡이를 부리는 듯한 이 기분에 몸의 긴장도 풀리고 머릿속도 평안해진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아이스크림으로 지친 마음을 달달하게 만드는 것이 참 좋다.
각자 좋아하는 음식들이 있을 것이다. 그게 한 가지든 두 가지든, 나는 마음속에 품어 둔 소중한 음식들이 꽤나 많고, 상황에 따라 골라 먹으며 헛헛하거나 쓰린 나의 마음을 채운다. 아이스크림을 언제부터 이렇게 좋아하게 된 걸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분명하게 22살까진 단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다시 좋아하게 된 시기나 계기는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무래도 스르륵 자연스럽게 이 차가운 단 맛에 중독이 된 것이겠지. 아이스크림이 몸에 좋지 않다고 해서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멀리 할 생각은 없다. 이때까지 먹었던 그 소중한 아이스크림의 맛, 유럽 여행에선 예쁘고 맛있는 젤라또를, 일본 카페에선 정성스럽게 쌓아 올려진 파르페를 먹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난 할머니가 되어서도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 콘을 맛있게 사 먹는 사람이 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