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임신 36주 차 되는 날로 막달검사도 하는 날이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막달검사는 해야 할 것이 많으니 1시간 반정도 시간을 넉넉히 잡고 오라고 하셨다.
처음 태동검사를 시작으로 심전도 검사, X-Ray 검사, 피검사, 소변검사 등 내과 진료, 산부인과 초음파 진료까지 다양한 검사를 진행했다. 다하고 나니 좀 지친 듯하여 당이 당겼다.
태동검사를 하면서 배에 무언가를 부착하여 아기의 움직임을 체크할 때, 밤낮으로 잘 놀던 뱃속의 허니는 생각보다 잠잠했다. 누군가 자기를 감시한다는 느낌을 아는지 부끄러워서 그런지 움직임이 약해서 웃겼다.
그리고 산부인과 초음파 진료를 볼 때도 초음파 기계로 누를 때마다 그것이 싫은지 살짝씩 보이는 얼굴 틈 사이로 가리는 듯했다. 2.45킬로의 작은 생명체가 벌써 자신의 좋고 싫음이 있는 듯하여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다.
진료 결과를 들을 때면 여느 때나 작은 이상이라도 혹시 있을까 싶어 떨리지만 다행히 이상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도를 하게 된다. 다음 주에는 첫 내진 검사를 하기로 했다. 내진은 아프다는 이야기가 자자해서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디데이가 곧 다가온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검사를 다 마치고 이모할머니 댁에 방문했다. 이모할머니는 허니를 위해 배냇저고리, 점프슈트를 선물로 준비해 주셨다. 꺼내어 본 배냇저고리는 참 작았다. 우리 허니가 이 조그만 배냇저고리를 입고 있을 것을 상상해 보니 너무 귀여웠다. 그동안 입덧도 없고 크게 이슈도 없이 임신기간을 잘 보내온 것이 효자 허니 덕분이라고 말씀해 주시니 뿌듯했다. 궁금하다. 허니는 세상 밖으로 나오면 어떤 아이일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28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거의 다 왔구나 허니야! 이제는 엄마 뱃속이 많이 좁아 보이지만 조금 더 잘 있다가 곧 만나자 :)
뱃속에서는 잠잠히 차분하게 있는 허니가 어떤 성격을 지닌 아이로 자랄지 엄마는 궁금하고 기대가 돼.
이제 곧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두려움 반, 설렘 반이지만 우리 서로 잘해보자 허니야!
오늘도 자라느라 무척 고생했어~ 잘 자 좋은 꿈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