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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7 누구를 닮았을까.

by 조아름

허니가 젤리곰 시절에는 별 생각이 없다가 태동이 생기면서 진짜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것이 느껴지다 보니 부쩍 궁금해졌다.

허니는 누구를 닮았을까. 나오면 어떤 아이일까. 진짜 우리 방에 아기가 누워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별별 생각들이 많이 든다.



26주 차에 찍었던 입체 초음파 사진 안에 있는 허니의 감은 눈, 넓적한 코, 앙 다문 입술은 부쩍 나를 많이 닮은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기분이 묘했다.

상상해 보았다.

태어나서 허니가 남편과 함께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을 모습을.

생각만 해도 귀여워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우리 둘 사이에 조그만 생명체 하나가 더 등장한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아기는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한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하지만 세상에 나온 대로 분주하면서 귀여운 풍경들이 많이 펼쳐질 것 같아 설렘이 가득하다. 멋모르는 소리일까?



예전에 남편의 이모가 자식에 대해 이야기하였던 것이 떠오른다.

무뚝뚝한 중학생 아들이 엄마에게 표현을 잘 못하고 사랑 표현을 거부하는 듯하여 서운해하는 이모에게 남편인 이모부가 했던 말. 너무 아들에게 정주고 서운해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이모는 "내가 나중에 주는 사랑만큼 아들에게 받지 못해 속상하더라도 나는 후회 없어요. 아들에게 주고 싶은 만큼 다 주고 사랑할 거예요."라고 답하였다.



그 말이 인상 깊었다. 아직 자식을 낳아 보지도 않았지만 이것이 엄마의 마음이구나.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부모에게 자식은 엄마, 아빠 누구를 닮았던 상관없이 그저 사랑을 주고 싶은 존재라는 것, 그것이 하늘이 연결해 준 가장 소중한 인연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도 곧 그런 존재가 생길 날이 머지않아 기다리는 이 시간이 귀하게 다가온다.






27일 전에 허니에게 쓰는 편지


허니야 안녕? 이제 곧 만날 날이 한 달도 남지 않았어. 허니가 태어나면 뉘일 침대와 기저귀 갈이대, 욕조 등 용품을 준비해 가고 공간도 마련해 가고 있어. 우리 집에 곧 허니가 자리할 것을 상상해 보면 엄마는 무척 설레어. 뱃속에서 허니의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곧 만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단다. 우리 곧 건강하게 만나자 허니야 :) 오늘도 크느라 고생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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