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를 맞이할 날이 30일 안으로 들어오면서 마음이 조금씩 분주해졌다.
미루고 미루었던 일들을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몇 달 전부터 정리해 두었던 줄산 준비 리스트를 이제는 실행해야 할 때.
<출산 준비>
- 출산 가방 패킹 (병원, 조리원 준비물)
- 창틀 청소
- 세탁조 청소
- 화장실 청소, 수전 세팅
- 아기 물품 빨래 (수건, 옷, 각종 커버)
- 이불 빨래
- 아기 존 구성
- 임신출산육아 대백과 공부
- 출산 시 호흡법 연습
- 산모신생아건강관리 지원사업 신청
내 리스트를 보고는 친척언니는 출산, 육아를 글로 배우냐며 놀려 대었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허니맘은 하나라도 놓칠까 봐 걱정되어 정보를 얻을 때마다 적어 내려갔다.
남은 시간 동안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급해졌지만 하루에 1-2개씩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마무리가 되어 갈 것이라고 나를 다독였다.
그런 생각이 든다. 옛날 아이를 다섯 명 이상씩 키우던 시절, 그리고 우리의 부모님 시절, 어떻게 다 키우셨을까. 물론 시대에 따라 상황은 달랐겠지만 곧 태어날 아가를 위해 마음과 에너지를 쏟았던 것은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모든 부모님들이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26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나의 소중한 아가, 허니야. 오늘은 흰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야. 원래는 아빠랑 양양으로 하루 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했었어. 평소 같으면 눈이 오던 비가 오던 그냥 갔을 텐데 뱃속의 허니가 걱정되어 혹시나 위험할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가지 않기로 했어.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우리 허니를 생각하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그깟 아쉬움쯤이야 넘길 수 있었단다:) 허니가 세상으로 나오면 나중에 엄마랑 아빠랑 산으로 바다로 여행도 많이 다니자! 오늘도 많이 사랑한다 우리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