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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3 용기를 부어 주며 방향을 알려주는 존재

by 조아름

남편이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보고 있었다. 관심 갖지 않다가 같이 나란히 침대에서 보게 되었는데 꽤 재미있어 빠져 들었다. 2회에서 극 중 백강혁이 양재원을 외상외과 펠로우로 스카우트하려고 할 때, 양재원이 백강혁에게 질문을 한다.

"제가 교수님을 따라가게 되면 뭘 할 수 있는 겁니까?"



백강혁은 답한다.

"오늘 같은 일 질리도록 하게 될 테고, 그러다 보면 너도 언젠가는 혼자서 사람을 살리게 되겠지.

너는 왜 의사가 되고 싶었니? 나처럼 사람을 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인상 깊은 대사였다.

내가 원하는 삶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이가 보여주고 이끌어 준다면 어떨까.

그런 따라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말로 인해 양재원은 항문외과와 외상외과 사이에서 선택의 갈등에 서 있다가 마침내 외상외과를 선택하게 된다.



허니가 생각이 났다.

허니에게 꿈을 심어 주고 앞에서 이끌어 주는 존재가 있다면 어떨까.

부모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부모의 뜻대로 꿈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면 용기를 부어 주며 방향을 알려 줄 수 있는 존재.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23일 전에 허니에게 쓰는 편지


허니야. 살면서 하고 싶은 것들 좋아하는 것들 발견하는 건 참 소중한 경험이란다.

그게 무엇이든 허니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들이 생긴다면 엄마는 옆에서 늘 응원할 거야!

그리고 엄마 아빠가 허니에게 본이 될 수 있게 앞장서 볼게.

부끄럽지 않은 존재로서 허니의 좋은 인생 친구이자, 선배이자, 멘토가 되고 싶어.

우리 곧 만날 날이 또 손꼽아지는구나, 보고 싶다 허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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