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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rightsea Sep 15. 2023

#1-3. 다섯 번째 별

목격자

" 안녕하세요. 아까 전화 주셨던 분이...?"

부둣가 경찰서 내부로 들어가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경찰들에게 나는 어색함을 덜고자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뒤편에 앉아 있던 사람이 벌떡 일어나 내게 성큼 다가왔다.


" 아 안녕하세요. 성함이?"

" 저 이휘우라고 합니다. "

" 어서 오세요. 휘우님. 제가 전화드렸던 00경위 입니다. 우선 여기서 잠깐 나가서 이야기 하시죠. "


자리에 앉으란 말도 없이 대뜸 경찰서 밖으로 안내한 그는 이윽고 안에서 커피를 두 잔 들고 나왔다. 그러며,

" 어제 목격하신 내용은 혹시 주변에 이야기하셨나요?"

" 아 회사일이 바빠서 주변에 별로 말할 시간도 없었어요. 뉴스에도 아무 소식이 안 보이길래..."


" 그렇군요. 음. 일단 이건 아직 조사 중인 사항이라... 잠시만 기다려 보시겠습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서 안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2명과 함께 나왔다.


" 인사하시죠. 여기 어제 방파제 사건 목격자 분이신 이휘우님이시고... 여기는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박경장, 민경사입니다. 자세한 건 이 두 사람과 함께 동행하시며 이야기하시죠. 그럼 전 일이 있어서 이만. "


내게 서둘러 두 사람을 인사시킨 00경위는 그 길로 바로 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황당한 상황에 어이없는 표정으로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고 있으니 이윽고 경찰정복을 차려입은 민경사와 출동복을 입은 박경장이 내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 안녕하세요. 저는 민서우라고 합니다. 이쪽은 박민준경장입니다. "

" 아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상황이 어떻게 되었길래 저를 부르신 건지."

" 안 그래도 설명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일단 해가 지기 전에 현장을 둘러봐야 해서 그런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 네? 지금 말인가요? 그럼 갔다가 제가 다시 여기로 와야 하나요?"

" 아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같이 이동하는 편이 더 나을 거 같아서요. "


왠지 모를 수상한 기운이 어디선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나도 모르게 이 경찰들의 행동이 미심쩍게 느껴지던 찰나.


" 우선 불편하실 수 있으니 그럼 이 휘우님 차로 현장에 가시고 제가 동행하죠. 박경장은 순찰차를 타고 현장에 먼저 가도록 해요. "

" 네 그럼 그렇게 하죠. "

박경장은 대답하기 무섭게 순찰차를 몰아 먼저 출발해 버렸다. 내가 멍한 표정으로 민경사를 바라보자 민경사는 웃으며 내게


" 운전을 하기 힘드시면 제가 할까요?"

" 아 아닙니다. 제차니 제가 모시죠. "


그렇게 우리는 내 차에 올라 방파제로 향했다.




차 안 어색한 공기도 잠시.

 민경사는 차에 오르자 이내 갑갑했는지 모자를 허벅지 위로 올리고 동여맸던 머리를 풀었다. 그녀는 제법 긴 검은 머릿결을 손으로 쓱 쓱 쓸어내리더니 이내 머리 매무새를 고쳐서는 다시 둥글게 말아 리본이 달린 망 속으로 넣으며 나를 바라봤다.


" 아 죄송합니다. 하루종일 이러고 있었더니 머리 쥐가 나서요. 어제 목격하신 상황이 벌어지기 전, 그러니까 그 시각 전까지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계셨던 건가요?"


다소 딱딱하고 사무적인 그녀의 말투. 그 말투가 나도 모르게 거슬려 그녀를 힐끔 바라보자 그녀도 눈치를 챈 건지 다시 나를 보며 방긋 웃어 보였다. 그러며

" 제가 너무 저돌적인 질문을 드린 건가요? 죄송합니다. "


"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너무 순간적으로 물어보셔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운전을 하고 있다 보니. "

그렇게 말하며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봤다.


" 이런 제가 너무 급했네요. 사과드리죠. "

" 사과까지야... 음... 우선 어제 제가 전화드리기 전에 저는 그 방파제에서 회사 직원과 낚시를 하고 있었고 그 사람이 가고 나서 비가 쏟아져서 저는 제 캠핑카로 들어갔습니다. 캠핑카 차 안에서 방파제를 바라보는데 불빛 두 개가 방파제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간첩인가... 아니면 밤에 몰래 조업하는 사람인가 알 수 없어서 신고 전화드린 겁니다. "


" 그렇군요. "

그녀는 이내 엉덩이뒤편 호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서는 열심히 내가 말한 내용을 받아 적고 있었다. 이윽고 도착한 부둣가.

" 그런데 말이죠. 굳이 이렇게 물어봐도 되는 일을 꼭 현장까지 동행해야 했나요?"


차를 주차한 뒤 그녀에게 질문을 하자 그녀는 갑자기  당황을 하며 차에서 내렸다. 그녀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당황한 나도 따라 차에서 내리자 이내 먼저 도착해 있던 박경장이 다가왔다.


" 저곳이 사건 현장입니다. 가시죠. "


' 사건........? 왜 자꾸 사건 현장이라고 말하지?'

의구심이 더해지는데  그녀는 이내 내게 다가와


" 그럼 저쪽으로 가시겠어요? 어디쯤에서 불빛이 다가오던가요?"


얼떨결에 나는 내 캠핑카를 등지고 캠핑카에서 바라본 방향으로 몸을 틀어 해안선으로 손을 쭉 뻗어 가리켰다.


" 저쯤이었던 것 같아요. 저기서 불빛이 다가왔습니다. "

그러자 그녀와 박경장은 이내 심각하게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둘이 쑥덕이더니 내게 다가와 말했다.

 

" 그럼 그 당시 저희 순찰차 상태는 어땠나요?"

" 음. 부둣가에 순찰차가 다가오자 불빛이 이내 사라졌고 순찰차도 부둣가에 도착할 때쯤에는 경광등을 끄고 내부 조명도 끈 채로 접근 중이었습니다. "


그러자 그녀와 박경장은 다소 당황한 듯 다시 둘이 고개를 돌리고 내게서 두세발 멀어진 뒤 무엇인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박경장은 그 길로 방파제 방향으로 가고 민경사는 내게 다가와 물었다.


" 그 이후는 아까 차로 이동하며 말씀하신 내용이 전부인 거죠?"

" 네. 저 그런데 이런 거 물어봐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


내 질문에 민경사는 이내 얼굴이 굳어지더니,

" 무슨 일은 아니고... 그냥 내부적인 부분이라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

" 흠. 무슨 일이 아니면 어째 뉴스에도 안 나오고 제게는 그냥 아무 일도 아닌 일이라고 말씀하시며 굳이 말씀 중에 사건이라 말하시고 저를 이곳까지 데려오셨는지.. 쉽게 납득이 안돼서요. "


그러자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고 온 박경장이 이내

" 그건 수사 진행 중인 일이라 말씀을..  "

박경장의 입이 떨어지기 무섭게 민경사는 박경장에게 눈을 흘기며 주의를 주었고 그런 둘의 수상한 태도가 더 이상하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그만.


" 뭔지 몰라도 큰일이 난 거 같은데 이렇게 민간인을 데려다 사찰하듯 수사하시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

그러자 민경사가 다시 내 눈치를 보며

" 초면에 실례가 많았네요. 죄송합니다. 일단 어제 여기서 순찰차가 피습을 당해서 조사 중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목격자 분이신데 놀라실 거 같아 저희가 자세한 상황은 설명드리기도 그렇고 아직 수사 초기 상태라 그러니 모쪼록 양해 부탁드립니다. "


그렇게 말하며 민경사는 내게 깍듯이 인사를 건넸다.


" 아 그렇게 말하시니 조금은 이런 행동들이 이해는 되는데... 그래도 저도 여기 부근에 거주 중이라 신경이 쓰여서 말이죠. 그래서 나름 신경 예민하게 군 점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

그러자 민경사와 박경장은 당황하며 서로 마주 보다 나를 바라봤다.


" 그.. 근처 사신다고요? 여기 해수욕장에 캠핑장인데...?!"


" 네. 저 저기 보이는 캠핑카에서 거주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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