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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rightsea Oct 24. 2023

#1-29. 다섯 번째 별

나도 모르는 특별함

" 그거 알아요? 당신은 이제껏 만나온 남자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어요." 


서우는 골똘히 무엇인가 생각난 듯 나를 바라봤다.


" 어떤 부분에서요?" 


" . 뭐랄까 예기치 못한 부분에서 당신은 깊은 공감을 드러내요. 때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보통은 그저 미국의  비밀스런 상황이나 저와 성적인 관계에 더 관심을 가지거든요. 하지만 당신은  제 안위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게 느껴져요. 예전 처음 봤을때부터.

제 개인 사정을 더 배려하고... 음 뭐랄까 더 인간적인 깊은 마음이 느껴진다고 할까."


" 그건 그만큼 당신에게 빠진 제 마음이 투영된게 아닐까요? 훗."


내가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녀의 얼굴을 손등으로 쓸어 내리자,

" . 그런 부분도 물론 없지는 않지만 아니에요. 분명 달라요. 그렇게 경계를 하고 거리를 두는데도 당신은 강한 어떤 믿음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어요. 모든 사람을 그렇게 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당신을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라누구나 그럴 거에요. 당신을 곁에 두고 싶어하고 늘 당신 품에 언제든 기대고 싶게 만드는 매력 같은... "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내곁으로 와서는 품으로 파고들었다.


 서우가 쓸어내리는 내 가슴은 그녀의 손길에 반응하기 시작하다 점점 미친듯 요동치기 시작했고 나도  모르게 들었던 와인잔을 놀라 내려놓고는


" 아 이럴 때가 제일 난감해요. 내 이성은 침착해야 하는지 아는데 내 몸이 말을 들으려하지 않을 때 말이죠."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놀란 서우는


" 어머 괜찮아요. 저 아직 안 취했어요."

그렇게 말하며 내 볼에 입을 맞춘 후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밖으로 향했고 그런 그녀를 놓칠세라 서둘러 계산을 하고 서우의 손을 잡고 차로 향했다.


 창가로 퍼져가는 뜨거운 입김 사이 그녀와의 키스.

 부드러운 하지만 매혹적인 그녀의 두툼한 아랫입술은 왠일인지 달게만 느껴지고 그녀의 포근한 입김은 온몸을 나른하게 만든다. 먼 길을 가기에 놓치기 아쉬운 순간들. 나는 서우에게

" 하아. 괜히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나봐요. "


 내 속삭임에 그녀는 귀가 간지러운듯 까르르 웃었고 마치 복수라도 하듯 내귀에 대고 녺아내릴듯한 속삭임으로

" 꼭 집까지 갈 필요는 없잖아요?"





그녀의 말에 용기를 얻는 나는 차를 몰아 호텔로 향했다.


체크인을 하고 방안에 들어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뜨겁게 포옹하며 키스를 했다.

그녀를 그리워한 나날만큼 애절한 내 마음은 애틋한 손길이 되어 그녀의 구석구석을 탐하며 그녀를 훑어 내렸고  서우는 잔뜩  흥분한 채 그런 내 머리를 내 팔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손끝마다 전해지는 그녀의 촉감은 부드럽고 포근하 손안으로 들어왔고 그런 그녀의 가슴을 머릿결을 애타게 어루만지며 갈구했다.

 

 그렇게 그녀의 작은 신음에 맞춰 한 몸이 되어 부드럽게 때로는 한없이 그녀를 가득 채우려는 욕구로 뜨겁게 관계를 이어가며 그 밤은 깊어갔다.


 새벽 녘 어스름 밝아오는 하늘을 보며 일어나 함께 샤워를 하고 긴 키스를 한 뒤 차에 올라 집으로 향해 돌아온 나는 그녀의 손에 이끌려 서우의 집으로 향했고 집안으로 들어서 신발을 벗으려 할때 갑자기 그녀가 내 가슴에 손을 올리며


""


이란 제스처를 취한 뒤 다급히 그자리 멈추란 신호를 보냈다.

나는 놀라 그 자리 얼음마냥 굳어 서우를 바라봤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며 자연스럽게 거실로 향해서는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그녀의 조심스런 움직임에 나도 까치발로 거실로 향해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데 그녀가 급히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그녀의 손끝을 바라보자 초소형카메라가 식탁위 스피커옆  선반 위 인형 뒤쪽에서 거실 방향을 향해 있었다.


 나는 최대한 화면에 잡히지 않도록 자연스레 행동하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넨 뒤 집으로 향했다.


' 30분뒤 주차장에서 봐요.'

그녀에게 톡을 보내고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차에서 기다리자 그녀가 차에 탔다.


 " 어떻게 된거죠?"

 " 가 집을 비운 사이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있었어요."

" 그걸 어떻게..."


" 햇빛이 비친 바닥에 신발자국이 찍혀 있었어요. 가끔 집을 오래비우면 입구에 제가 표나지 않게 가루를 뿌려둬요.어려서 아버지께서 하신던걸 보고 자라서 혼자 오래 생활 해오다 보니 습관처럼 한 건데...아무래도 집을 감시하는것 같아요."


도대체 보이지 않는 존재에 갈피를 잡을 수 없고 혼란스럽기만 했다.

" 도대체 누가...무슨 이유로..."


" 그건 저희쪽 사람인지 미국인지 출근해보면 알겠죠. 우선 저는 제 차로 이동할게요. 괜히 휘우씨 차까지 위험에 처할 필요없으니까."


 서우는 그렇게 말하며 다정히 내 목에 팔을 두루며  평범한 연인처럼 진한 모닝 키스를 해왔다. 그녀의 자연스러움에 짐짓 당황하면서도 나는 흔쾌히 그녀의 장단에 발 맞춰 호응한 뒤 차에서 내려  그녀를 배웅하고는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다.





유독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하루.

어쩌면 이번 주 내 그랬는지 모른다. 마치 얼이 빠진 사람마냥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거나 초조하게 사무실밖을 오가며 핸드폰을 보고 전화를 들었다 놨다 반복하는 내 행동이 누가봐도 무엇인가 쫒기는 듯 보였을 것이다.


" 그렇게 애간장을 녹여?"

" 김부장님"

나는 급히 김부장의 입을 막고 사무실 밖으로 나와 옥상으로 향했고 김부장은 궁금함에 못이겨 결국,

" 아니 말을 해. 이번에는 뭐가 문제인데? 연락이 오기는 한거야? 보기는 한거냐고."


" 아.. 네. 만났어요. 잘 만나고 있어요."

" 그런데 왜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그렇게 사무실을 뱅뱅거리고 돌아다녀. "

" 아 그게 톡하기로 했는데 연락이 안와서..."

" 아니 한참 일할 시간에 연락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마칠때면 몰라도. 둘다 베태랑 들이 왜그래? 아마추어처럼. 난 또 뭐라고. "


김부장의 말에 나는 '휴우'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런 나를 바라보던 김부장은 이내 내 어깨를 툭툭 치며 고개를 까딱였고 김부장의 시선이 향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옥상 구석에 김대리와 허사원이 마치 한몸인 듯 뒤셖여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 저 둘이 보통 사이 아닌거 같은데? 언제 저렇게 된거야? 허사원 재주가 보통이 아니네? 벌써 몇명 째야?"


" 부장님은 알고 계셨어요?"

" 모른 척해. 이과장은. 나야 뭐 여기서 사람 바뀐 것만 올해로 벌써 몇명째 인지 세기도 싫으니까. 아무튼 보통 재주가 아니야. 아마도 사무실에서 너랑 나빼고 안 거쳐간 남자가 없을걸?"


" 김부장님은 다행이 아직 아닌가보네요?"

" 뭐야?"

김부장의 역정에 나는 깜짝 놀라 그들을 바라봤고 놀란 김대리가 서둘러 옷을 가다듬다 머리를 글적이더니 급히 계단으로 향했다. 하지만 왠일인지 허사원은 희미한 웃음을 띄며 이쪽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를 하고는 천천히 팔짱을 끼고 내려갔다.


" 와. 허사원 보통이 아니었네요. "

" 내가 뭐랬어. 난 이제 신경도 안써. 하도 여기서 자주 마주쳐서. 그냥 허사원이 오면 또 다른 사람이 올라오겠거니 하는 거지. 내일이면 김대리도 개털리겠구만. "

" 돈도 뺏어가요?"

" 아 이사람이 순진한거야. 어리석은 거야. 털릴게 거기 밖에 더 있어? 김대리가 뭐 그리 가졌다고. 기 쭉 쭉 빨려 오는 거지. "

" 아 부장님도."

" 어? 이제 형님이라고도 안하네?"

" 회사잖습니까? 후훗."


나는 그렇게 말하며 담배를 한대 꺼내 길게 연기를 뿜었다. 미스테리한 그녀. 왜 그녀는 그 많은 남자들과 온갖 염문을 뿌리면서도 정작 회사에서는 별 다른말도 없고 조치도 없을까.


퇴근 무렵, 김대리가 내곁으로 다가오더니 내 귀에 대고

" 이과장님 오늘 보신 건 제발 못보신 걸로 해주세요. 이과장님만 믿습니다."

나는 그런 김대리를 보면 그냥 웃었다. 아무말 않고 가라는 시늉을 하는 나를 보며 연신 안절부절 못하던 김대리는 웃도리를 가지고는 이내 사무실을 나갔고 그런 김대리를 보더니 허사원이 나를 한번 돌아보더니 윙크를 하고는 따라 나섰다.

' 무서운 여자야. 알면 알수록...'


나는 밀려드는 소름에 몸서리 치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 걸쳐 입고는 밖으로 향했다.





어째든 집으로 가서 그녀를 기다리는 편이 차라리 속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차에 타 전화를 걸었다.


" 범석. 잘 지냈어? 지난 번에 나한테 신세 진 거 언젠가 꼭 갚는다고 했지? 그 언젠가가 드디어 왔어. 부탁할 일이 있어. 응. IP 추적 부탁해. 주소는 내가 톡으로 보낼게. 그리고 아래 주소로 IP화면 공유해줘. 실력은 여전한 거지? 사업은 잘되어가고?"


나는 그렇게 오래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을 했다.

나와 같이 방을 쓰던 녀석. 국내 유수 명문대 석사에 해커스 대회에서 제법 두각을 보이며 장래를 촉망받던 녀석이었고 나름 IT회사에서 스카웃 제안까지 받아 입사까지 확정된 상태였지만 그녀석이 개발했던 IP추적 기술에 보안 상 허점이 어쩌고 하며 벤처 창업을 하려고 했던 사업이 어그러지며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주며  되려 소송까지 당하게 되서 결국 보증을 섰던 나는 사업자금으로 투자했던 돈을 날려먹었다.


 결과야 어찌되었든 결국 그 친구는 교수님과 주변의 도움으로 합의하고 끝이 났지만 내 투자금이자 전세값으로 투자했던 돈은 날려 먹은 상태였다. 그런 그 친구가 언젠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꼭 연락하라며 신신당부하였고 나는 그걸 빌미로 컴퓨터를 조립할때나 캠핑카 CCTV가 필요할 때면 수시때때로 연락해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나름은 제법 유용한 정보도 알려주고 또 그렇게 잘나가는 게임회사 사장도 막부려 먹는 인맥이 하나 있어 좋기도 했지만 그녀석의 실력이 이렇게 엉뚱한 부분에서 엄청난 능력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운전을 해서 집에 도착하고 통화를 하며 컴퓨터 전원을 올리자 마자 그 친구는 기겁을 하며,

" 야이 새끼야. 전원내려. 지금 내가 당장 갈테니까. 너 절대 인터넷 선 연결하지마. 와 큰일날뻔 했네. "






내가 전화를 끊고 어리둥절 해 있자, 곧 서우의 전화가 왔다.

" 어디에요?"

" 나 지금 집이요. 서우씨는요?"

" 아 그럼 제가 그리로 갈게요. "


서우가 집에 도착하고 얼마 안 있어 서울에 사는 그녀석이 미친 듯 운전을 해서 거의 40분 간격으로 집에 도착했다. 내가 놀라 문을 열어주자 마자 그녀석은 다짜고짜 컴퓨터 방으로 들어가더니 어디선가 들고 온 이상한 비행접시 같은 것을 창문가까이 걸어둔채 커튼대신 천을 창문에 바르다 시피하고 자리에 앉았다.

" 인사해. 서우씨야. "

"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급해서."


친구의 그런 행동에 당황하며 바라보던 내가 서우에게 그녀석을 인사시키자, 서우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친구의 가방과 짐들을 제법 유심히 바라봤고 그런 그녀의 행동을 신경도 쓰지 않고 범석은 헉헉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 쉬며 가져온 노트북을 켜더니 내 메인 PC의 그래픽 카드를 갈아끼우고 따로 챙겨온 여분 PC의 메인 보드에 노트북을 연결하고 현란한 키보드 솜씨로 무엇인가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인터넷 선을 연결하나 싶더니,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나를 바라봤다.


" 야. 이런 IP를 이런 허접한 집에서 추적해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너 잡아 먹으러 오란 말이야? 너 바보야?"

" 야 임마.  좀 말이 되게 알아 듣게 설명해."

내가 당황하며 말하자 서우가 그제야 그 친구를 바라보며,

" 해커셨군요. 뭔가를 알아내신거에요?"


" 아 저 해커 아니구 휘우친구에요. 그냥 조그마한 게임회사 사장이에요."




" 지랄.. 니 회사가 조그마하면 중국은 미니어쳐야?"

" 좀 닥쳐. 어디서 이렇게 위험한 IP를 추적하라고 하고선."

" 도대체 그게 뭔데?"


" 아 있어. 너같이 컴 무식자들한테는 백날 설명해도 못알아 듣는 다크썹."


" 그럼 그게 다크웹이랑 관련있는거에요?"

서우가 묻자 그제야 친구는 서우를 바라보며

" 다크웹을 아는거 보니 조금은 알아 들을 수 있으신거에요? 이 주소가 댁 주소에요?"

" 네. "

모니터로 보이는 주소를 확인한 서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위성화면을 확대하며 범석은


" 보이냐? 너 네집. 이렇게 손바닥 처럼 들여다 보인다고. 이 바보야. 이거 보통 놈들 아니에요. 아마도 국가급 정도 되는 정보기관인데. 잘못추적하면 우리 쇠고랑차요. 정보기관안에서도 완전 탑클래스 급에서 기밀관련 되는 내용만 오가는 통로인데 이걸 왜..."


" 그럼 역추적은 불가능 한건가요?"


" 그렇다고 봐야죠. 역추적하는 즉시 저희가 털리니까요. 문제는 이미 모르고 주소를 검색하면서 흔적이 남았을 수 있어서 제가 급히 와서 지우기는 했는데 그정도 찾는 건 일도 아닌 놈들이라... 우선은 뭐. 저도 보통 실력은 아니라고 자부하지만. 불안하긴 하네요.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런 IP주소를 따 온거에요?"


범석의 말에 애써 무안함을 감추려 나는 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 IP주소는 그냥 다 IP주소아냐? 왜 야동이나 그런거 보는 건 몇몇 나라 경유해서 따면 일도 아니잖아?"


" 이자식아. 이게 그거랑 같아? 국가 안보가 걸린 문제인데. 그리 쉬운 게 아니라니까. 이 주소 추적할 생각도 말고 여기 PC내가 두고 갈테니까 저 고물 버리고 이걸로 해. "


" 이대로 갈려구? 여기까지 왔는데? 안궁금해?"


주섬주섬 짐을 챙겨 일어나는 범석을 잡자,

" 야. 나 이미 고생 할만큼 했어. 괜한 일에 목숨걸고 싶지 않다. 별 궁금할 것도 없고. 저 속에 뭐 있는지 들여다 보고 싶지도 않아. 그런건 나랏님들이나 하는거야. 그러니 너도 뭔지 몰라도 발빼. 그래야 편하게 있는 듯 없는듯 살아가지. 뭘 알아도 모른 척 하고 살라고. "


범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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