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들은 내가 비건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

가족의 반대 때문에 지친 비건에게

by 유하

가족들은 제가 맨 처음 비건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이 반대했어요.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제가 학생이었고, 제 밥상을 책임져주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그랬을 거예요. 가족들의 주장은 다양했어요. “고기를 먹지 않으면 건강하지 않을 거야.”, “밥을 할 때 내 거랑 네 거를 따로 만들기는 번거로워.”, “굳이 그렇게 힘들 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뭐야?”


저는 가족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자식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이 제 생각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할 때마다 견딜 수가 없었죠. 저는 이를 계기로 더 이상 말을 잘 듣는 착한 자식이 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가족이 지지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었거든요. 가족은 그런 제 모습을 처음 봤기 때문에 정말 당황스러워했어요. 저도 가족들이 계속해서 반대할 때마다, 사실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저는 결국 한 번에 비건이 되지는 못했어요. 그 대신 순차적으로 비건이 되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소와 돼지를 먹지 않았어요. 그다음에는 닭을 먹지 않았고, 그게 익숙해질 때 즈음에는 생선과 달걀 그리고 우유를 먹지 않으려고 했어요. 이렇게 내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줄여나가기 시작했죠. 가족들이 고기를 먹으러 간다고 하면 따라가지 않고, 그냥 집에 혼자 있었어요. 물론 그때마다 서럽기도 했어요. 어딘가에 소속되지 못한다는 느낌은 사람을 정말 외롭고 우울하게 만드니까요. 특히 나와 제일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멀어지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비건이 되기를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가족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일단, 가족들이 제 건강을 걱정했기 때문에 6개월마다 건강검진을 하기로 약속했어요. 제가 고기를 먹지 않고도 계속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은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비건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하기 시작했죠. 제가 옳은지 의심이 들 때마다 저는 저를 설득해야 했어요. 결국 내가 나를 잘 설득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도 잘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제 가족들은 180도 달라졌어요. 엄마는 가끔 외식을 할 때 빼고는 대부분 집에서 고기를 드시지 않으세요. 그리고 은근슬쩍 저에게 그런 생활을 자랑하기도 하세요. 저번 설날에는 가족 모두가 할머니 댁에 모여서 채소로 만든 떡국을 먹기도 했지요. 물론 모든 가족이 제 가족처럼 달라진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여러분이 비건을 실천하며 여러분의 가족이 ‘비건'이라는 것에 대해 인지를 하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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