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전면허증이 없다

필요할 때 준비하면 된다

by 아녀녕

[가을: 제15부]



보통 20살 성인이 되면 지갑에 자신을 증명하는 신분증으로 주민등록증과 운전 면허증을 많이 넣고 다닌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내가 20살이 되던 해에 많은 친구들이 운전 면허증을 너도 나도 취득을 하곤 했다. 그래서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지 않은 나에게 다들 이유를 묻곤 했다. 그러면 나는 “필요가 없어서 면허증을 안 딴 건데.”라고 답변을 하곤 한다. 그럼 종종 돌아오는 말은 운전면허 시험이 어렵지 않을 때 취득해 놓는 게 좋다며 운전면허증 취득하는 과정이 어려워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기에 취득을 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내가 차를 갖고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 운전은 큰 이점을 주지 못한다. 주차를 해야 할 곳을 찾고 차에 기름을 채우고 세차를 해야 하는 일이 더 번거롭다. 또한 구불구불한 골목길이나 사람들이 걷는 길을 차로 지나가야 할 때 조수석에 타고 있음에도 겁이 날 때가 많았기에 운전대를 잡을 자신이 없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예쁜 카페를 가지 못하거나 여행을 갈 때 이동이 불편한 것뿐이다. 면허증을 갖고 있지만 운전을 하지 않은 기간이 오래된 상태를 장롱면허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운전을 하지 않은 상태로 면허증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운전 면허증 취득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어느 다큐 영상에서 세계적으로 운전 면허증 취득이 가장 어려운 나라로 독일을 소개했던 걸 기억한다. 교육부터 수료까지 최소 5개월이 소요되며 취득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한다. 또한 최종합격을 하더라도 2년간은 임시 면허증으로 발급되며 임시 면허증 소지자가 속도위반, 신호위반, 음주운전 적발 시 벌금과 임시면허기간 4년 연장과 필수 교육을 들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나는 이런 과정을 통해 경각심을 갖고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덧붙여서 가까운 나라 일본은 노인 대국으로 고령 운전자가 많기 때문에 이전부터 고령 운전자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나 고령 운전자 사고 상당수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혼동으로 인한 사고이다. 그래서 10년 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탑재하여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7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인지기능 검사와 운전 강습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고 고령 운전자 급발진 사고가 꽤나 빈번하게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데 그 주장의 시시비비를 따지는데 중점을 두는 것 같아 걱정이다. 고령 운전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와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운전은 조금 더 개인의 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은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독일의 운전면허 취득 과정과 일본의 고령 운전자를 대하는 자세가 좋다고 생각하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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