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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지현 Sep 25. 2021

소신껏 소식하지 말입니다

알면서 안 하는 게 더 나빠


작년에 ‘바디 프로필’을 두 번 찍었다.

갑자기 40대 미즈 비키니 기사를 접한 후 나도 내 몸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증명해 보고 싶었다.

건강은 차후 문제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 달간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실천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여덟 명의 ‘몸 친구’들과 100일 동안 몸을 만들어 꽤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것이 나의 첫 번째 바디 프로필이었다.


생전 처음 개인 트레이닝을 받고 태어나서 처음 근력운동을 해보았다.

매일 헬스장에서 2~3시간씩 운동을 했고

물을 포함해 내가 먹는 모든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 다이어트 일기를 썼다.

하루 종일 언제, 어떤 음식을 먹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운동을 한 날과 하지 않은 날, 강도와 양에 따른 인 바디(In body)를 체크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보람도 느꼈다.

희열도 맛보고 좌절도 맛보았다.

그리고 깨달은 것은 ‘소식’이 답이라는 것이다.


몸의 근육을 만들기 위해 탄수화물을 억제하고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지향할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에서도 소식이 답이다.

우리 몸은 근육을 붙이기보다 지방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먹을 것’을 위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한다.

그리고 다시 그것을 덜어내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쓰곤 한다.

기분이 우울해서 또는 기력이 부족해서 또는 습관적으로 내 입에 들어가는 쓸데없는 것들을 절제하기 위해

가장 우선 실천해야 하는 것은 ‘적게’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강한 정신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약간의 자기 조절 능력과 식습관만 만든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다만 그 과정엔 나름의 ‘소신’이 필요하다.

어쩌면 믿음일 수 있다.

적게 먹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으며,

적게 먹는 것이 어쩌면 진짜 나에게 필요한 ‘적정량’이라는 확신.


양껏 먹어서 더부룩한 배를 어루만지며 쓸 내용은 아니지만,

문득 ‘소신 있는 소식이 절실한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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