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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지현 Oct 11. 2021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언젠가 나도 피어나겠지...


아침부터 비가 오더니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나는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하지만 오늘처럼 밖에 나갈 일이 많은 날은 그저 좋지 만은 않다. 

게다가 오늘 새벽에는 일찍 기상도 하지 못했다. 


최근에 ‘살만 한지’ 새벽 기상에 번번이 지고 있다. 

새벽 5시 기상을 한 지 2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정신줄을 꽉 붙잡지 않으면 황금 같은 ‘me time’을 날려버린다. 


새벽 기상을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정확히 2019년 10월 7일 새벽 4시 55분, 

이 날을 기점으로 나의 인생관이 참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은 열심히 살았지만, 

5년 후, 10년 후, 은퇴 후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그저 주어진 생활에 만족하지도 못하면서 근근이 살고 있을 뿐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어느 날부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고, 

책 속의 저자들을 만나러 다녔다. 

오프라인 커뮤니티도 싫어하던 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연을 맺어 가고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환경에서 행복함을 느끼는지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계속 물었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없을 때는 멘토들의 어깨에 기대기도 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타인의 평가보다 나 스스로의 만족감이 더 중요해졌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보다 나의 어제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어제의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가에 방점을 두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더디지만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책 속에서 만나는 멘토들처럼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되고야 말겠다고 말이다. 

생각만큼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좌절하고 속 상한 날도 많다.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이들을 보며 나를 채근하기도 한다. 


여전히 나는 흔들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는 계속 시도할 것이고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를 믿는다. 그리고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다. 

그러니 나는 실망할 필요도 조급해야 할 이유도 없다. 

나는 나로서 흔들리며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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