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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Sep 23. 2015

25. 채우다

오후부터 잿빛 하늘이더니 또 가을비를 만났습니다.

하루의 끝자락에 제게 묻습니다. 오늘 네 하루를 무엇으로 채웠니? 라고 말입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니? 보다는 하루를 어떻게 채웠니? 가 더 적절한 거 같아 몇 해전부터 그렇게 묻고 있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 담긴 삶에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랄까 소소한 일상 속에 저는 그렇습니다.


빛이 사라져버린 방에 누워 잠들기 전 오늘 제 하루를 떠올려 봅니다. 어떤 생각, 어떤 감정, 어떤 사람, 어떤 일 등등으로 하루라는 시간을 채웠는지 생각해보며 어둠 속에서 웃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론 이불을 차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매일 매일 채워져 가는 하루가 참 좋습니다. 매일 밤 기대를 하며 잠에 들고 매일 아침 기대를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비슷한 일상 속에 있지만 어제와는 또 다른 오늘이라서 삶의 채움의 시간들이 스스로 놀랄 정도로 설렘 가득입니다.


비어져 있는 시간들을 채울 수 있는 거, 어느 때엔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지만 기분 좋을  수밖에 없는 매일입니다. 끝은 있지만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어서 그리고 몇 번이나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충분히 매력 가득한 하루의 계속입니다.


2015. 9. 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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