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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Aug 30. 2017

87.

꽃 같은 아이야, 너는 괜찮아, 그러니 고개를 숙이지 마.

나는 아무것도 못해요, 원래부터 그랬어요. 그렇게 태어났고 그렇게 살아왔어요, 못한다고요.


매일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데 그중 유독 마음을 쏟게 되는 아이가 몇 있습니다. 가능한 한 아이가 감정을 토해내고 또 토해낼 수 있도록 기다려 줍니다. 아이에게 아직 더 담아둔 말이 없는지 말하지 못한 말이 없는지 물은 후 이제부터 내가 너에게 말을 하고 싶은데 괜찮은지 잘 들어줄 수 있는지 동의를 구해 보았습니다.


아이는 지금껏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말없이 끄덕여 주었습니다. 아이의 마음과 제 마음이 맞닿았음을 만났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마음과 만난다는 건 내 때가 아닌 상대의 때까지 기꺼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2017. 7.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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