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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Sep 04. 2017

90.

여행 내내 비를 몰고 다녔네요. 그건 또 그것대로 괜찮았습니다.

언제쯤이면 부모님과의 여행이 편해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삶의 선배이긴 하지만 때때로 어린 세대가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것임에도 옛 것, 익숙한 것을 끝끝내 고집하셔서 예기치 않은 변수가 자꾸만 발생합니다. 한두 번 일 때는 그냥 넘어가자 하지만 계속적으로 반복이 되면 서로 감정이라는 녀석이 툭툭 던져져 서로 간의 마음의 온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부모님과의 여행은 매번 참 새롭고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변함없이 요구되는 건 인내, 정말이지 쉽지 않은 무한 인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과 비정기적으로 여행을 하는 건 제게 주어진 시간이 오늘뿐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오기 전까지는 온전히 제 것이 될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제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오늘을 충실히 채우고 싶습니다.


삶이 바쁘다고 소중한 사람을 덜 귀히 여기고 싶지 않습니다. 소중한 사람 그리고 오늘을 덜 중요한 것들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도 그래요?


2017. 8. 2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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