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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원 Sep 12. 2023

크록스(CROX): 최악의 발명품이 최고의 트렌드로?

기업분석/미국주식/Crocs

타임지 선정, 21세기 최악의 발명품

최악의 발명품, 못생긴 신발... 기업 크록스가 불리 별명들입니다. 특이한 디자인 때문에 많은 조롱도 받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연간 1억 켤레 이상 판매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코로나시대의 수혜를 받으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낸 크록스. 언론들은 팬데믹이 끝나게 되면 더 이상 사람들은 크록스를 찾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여전히 못생긴 고무신을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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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특이한 모양으로 놀림받던 크록스는 현재 크게 성장한 신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가지만 여전히 크록스는 사랑받고 있습니다.

빚까지 내며 큰 금액으로 인수한 헤이듀드는 크록스에 잘 녹아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크록스는 전체 시장에서 이익률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입니다.

크록스의 현재 주가는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 못생긴 고무신, 크록스

2002년 세명의 친구가 실용성에 중점을 둔 신발을 제작합니다. 한 친구가 캐나다 고무업체인 '폼 크리에이션'에서 만든 욕실화를 우연히 보트여행에 가지고 갑니다. 다른 친구들은 편안함에 감탄했고, 여기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이렇세 세 친구는 크록스라는 기업을 만들게 됩니다.

크록스의 대표 제품 '클로그'

2002년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요트쇼에서 첫 판매를 시작했는데, 하루 만에 200켤레가 완판 됩니다. 그 후 다양한 유통처를 통해서 판매를 시작했고, 2004년에는 아이디어의 시작이 된 '폼크리에이션'을 인수하게 됩니다. 이렇게 못생긴 고무신 '클로그'의 디자인이 탄생했고, 악어(Crocodile)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름 '크록스'가 탄생하게 됩니다.


크로슬라이트

2004년 크록스는 신발의 소재를 공급하던 '폼크리에이션'을 인수하면서 '크로슬라이트(Croslite)'라는 이름을 붙여서 독점 기술로 보유합니다. 독립 기포 수지인 크로슬라이트는 경쟁자 대비 크록스 제품들의 차별성을 보여줍니다.  

크록스 제품(왼쪽) vs 모조품(오른쪽)



2) 커스텀 문화 "나만을 위한 제품"


커스텀 문화 유행

오직 나만을 위한 신발이 필요해

크록스는 개성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빠르게 침투했습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제품을 원하는 요즘세대들은 남들과 다른 개성을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못생긴 크록스 신발이 어떻게 개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크록스는 전용 액세서리인 '지비츠'를 이용했습니다.


전용 액세서리, 지비츠

지비츠(Jibbitz)는 크록스의 신발에 있는 13개의 구멍에 끼울 수 있는 액세서리입니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크록스 신발에 무언가 많이 붙어있는 것을 봤을 겁니다. 소비자는 이 지비츠를 활용해서 본인만의 신발을 커스텀할 수 있습니다.

지비츠로 꾸민 크록스 신발

이러한 전략은 개성을 중시하는 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다양한 지비츠를 통해서 본인만의 신발을 꾸미며 SNS에 공유하면서 인기가 올라갔습니다.

"지비츠 때문에 크록스 신발을 사게 된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지비츠의 가격도 생각보다 비싼 편이어서 크록스의 이익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8% 정도입니다.


3) Z세대가 선택한 캐주얼 신발

파이퍼샌들러가 조사한 미국 10대 신발 브랜드 선호 조사에서 크록스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2021~2023년까지 평균 6위를 기록했고, 캐주얼 신발 브랜드만 비교한다면 순위는 더 높습니다.

남/여 캐주얼 신발 브랜드 순위에서 크록스는 Z세대들의 1순위 픽이었습니다. 그만큼 10대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Z세대 1순위 픽 크록스


4) CEO 앤드류 리스

- 크록스라는 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CEO인 앤드류 리스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4년 크록스에 합류하기 이전에 앤드류 리스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LEK 컨설팅, 북미 소비자 제품 담당

리복, 글로벌 전략 기획 담당

크록스 컨설턴트 담당


못생긴 이미지 자체가 개성이다

이미 신발 업계에서는 25년 이상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이었습니다. 앤드류 리스가 들어오는 시점은 크록스가 다양한 사업을 벌인 탓에 만년 적자를 보고 있었고, 못생겼다는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애쌔는 중이었죠.


앤드류 리스는 우선 크록스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기 시작했습니다. 못생긴 신발로 많은 안티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못생긴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못생기면 좀 어때?"

런던 패션쇼에서 선보인 크록스

다시 크록스 본연 제품에 집중했고, 많은 유명인들과 협업하면서 점차 이미지가 개선되기 시작합니다.

2015년 조지 왕세자가 신은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매출은 급증했고, 런던 패션쇼와 발렌시아가와의 협업으로 점점 고급진 이미지로 변신을 시작합니다. 특히 앤드류 리스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기존 매장수의 30%를 폐점하면서 수익성에 집중합니다.


헤이듀드 인수

2021년 크록스는 캐주얼 신발 브랜드인 '헤이듀드(HEYDUDE)'를 인수합니다. 문제는 2.5B이라는 큰 금액으로 인수했던 것인데요. 이에 투자자들은 이정고 금액으로 헤이두드를 인수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고 이는 곧 큰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캐주얼 신발 브랜드 헤이듀드를 인수한 크록스


헤이듀드라는 기업에 대해서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꽤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헤이듀드는 2008년 이탈리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신발이 가볍고 편하다는 인식으로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3가지 제품군(웬디, 윌리, 파티)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슬림한 디자인과 클래식한 컬러 덕분에 어떤 스타일에도 잘 어울립니다. 크록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서 캐주얼 신발 기준 매출 2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캐주얼 신발 매출 2위로 올라간 크록스


5) 가치평가

스토리와 가치평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와 숫자가 필요합니다. 스토리만 있는 평가는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고, 숫자만 있는 평가는 대중들을 사로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과생인 동시에 이과생이 되어야 합니다. 좋은 가치평가는 스토리와 숫자의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합니다.


4가지 가치평가 요인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스토리는 결국 4가지 숫자에 반영됩니다.


매출성장률

신발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은 아닙니다.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시장침투율이 낮은 것도 아니죠. 또한 수많은 브랜드들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렇기에 신발기업들은 2가지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세부 시장 타깃입니다. 경쟁자들이 치열한 시장인 만큼 세부적으로 어떤 고객을 타기팅할지가 중요합니다. 이 부분에서 크록스는 타기팅이 잘 된 기업인 거 같습니다. 크록스는 ‘편함’을 원하는 고객들을 타깃 했습니다. 실제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의사들은 크록스 신발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집 주변 짧은 거리를 움직일 때 많이 신고 있습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와는 다른 콘셉트를 잡고 있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크록스를 신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브랜드 파워입니다. 나이키가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은 브랜드파워 덕분이죠. 크록스는 소비자들에게 이미 각인되어 있습니다. 크록스 신발과 비슷한 모양의 신발을 보면 크록스라는 이름이 먼저 생각나고, 신발 커스텀을 떠올려도 크록스가 생각나죠. 코로나 시대에만 잠깐 뜨고 잊힐 거라고 생각했던 크록스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 파워를 증명해 줍니다.

크록스 검색량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출처:구글)


결론적으로 편한 신발을 원하는 고객을 타깃 하고, 꾸준하게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온 점은 크록스의 시장점유율을 굳건하게 해 줄 것입니다. 캐주얼 신발 시장은 전체 신발시장보다 더 빠르게 성장 중이며, 이는 크록스의 매출성장률이 평균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표는 캐주얼 신발 기업들의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을 비교한 것입니다. 크록스는 평균이상의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캐주얼 신발 기업들 매출성장률과 이익률비교

수익성(영업이익률)

크록스의 수익성은 타 신발기업들을 압도합니다. 보통 신발기업들은 많은 인건비와 복잡한 공정으로 이익률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크록스는 많은 생산공정이 필요 없습니다. 신발 자체가 한 번에 찍어내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익률이 높습니다. 또한 인수한 헤이듀드도 이익률이 높은 기업이기 때문에 현재의 이익률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어 보입니다.

크록스의 영업이익(EBIT)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나이키의 2배입니다)
헤이듀드의 마진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투자효율성(투자자본 대비 매출액)

투자 효율성은 투입하는 자본대비 얼마의 매출액을 창출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수치가 높다면 적은 자본으로 많은 매출액을 창출한다는 뜻이죠. 신발 시장은 다른 산업에 비해서 투자효율성이 좋은 편입니다. 엄청난 기술적 장벽을 위한 R&D투자나 생산시설을 위한 CAPEX투자가 적기 때문이죠.


리스크(자본조달비용 or 목표수익률)

기업의 최종 가치는 해당 기업이 향후 벌어들일 현금을 모두 더한 후에 현재가치로 할인해 주면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할인율이고, 이는 자본조달비용 또는 여러분이 원하시는 연평균 목표수익률로 가정하면 됩니다. (자본조달비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

저는 기본적으로 10%의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해당 기업의 안정성이 떨어지거나, 금리가 높은 거시경제상황이라면 할인율을 더 높게 잡아도 됩니다.


내부자 매수 진행 중

크록스 투자포인트 중 하나는 내부자 매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내부자 매수(초록색), 내부자 매도(빨간색)에 대한 내용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내부자가 매수하는 타이밍들이 저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내부자신호가 잘 맞았었는데요.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가 한 말이 있습니다.

기업 내부자가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하나다. 주가가 오를 거 같기 때문이다.
크록스 내부자 매수(초록색)/내부자 매도(빨간색)


크록스의 적정주가는?

저만의 스토리로 계산한 크록스의 적정주가는 180달러입니다. 미래는 항상 확실할 수 없고, 저의 스토리는 언제든지 틀릴 가능성이 있기에 안전마진 20%를 적용하겠습니다. 안전마진을 적용한 적정주가는 144달러로 23.09.12일 현재 92달러에 비해서 약 60% 정도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해당 주가는 저만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나온 값입니다. 어떤 스토리를 만드는지 그리고 어떤 숫자를 넣는지에 따라서 값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만의 적정주가를 구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크록스의 미래 스토리
크록스의 적정주가 구하기

6) 결론

못생긴 외모로 놀림받던 한 마리의 악어는 젊은 층이 사랑하는 신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자기만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Z세대들의 사랑과, 편함을 추구하는 코로나시대가 만나면서 지난 3년간 큰 수혜를 받았습니다. 한철 유행일 것이라는 언론과는 다르게 크록스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공정이 단순한 크록스의 신발은 경쟁자들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 내부자들의 매수신호가 수익률이 꽤 좋았습니다. 최근 들어 다시 내부자 매수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저는 크록스의 적정주가를 144달러 봅니다. 지금 주가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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