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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경님 Jan 10. 2024

33. 청각장애는 듣고 싶은대로 듣는 좋은 장애일지도

이모 사랑해요

나에게는 올해 6살이 되는 아주 귀여운 조카가 한 명있다.

10대가 된 우리 집 세 딸들과 나이 차가 나다보니 집 안에서 늦둥이 마냥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사랑둥이다. 


 손 짓 발 짓에 애교가 덕지덕지 묻어있어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조카인데, 늘 나에게는 애정이 인색하다. 


"강이야~~ 이모 한 번만 안아줘~~~"

- 쌩~~ -


 여동생네 가족과 일주일에 평균 3일은 만나서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자매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니 아이들도 덩달아 조카와 늘 사랑이 넘친다. 




그 날도 다 함께 모여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동네에 있는 순댓국집이 맛이 일품이라 늘 한 뚝배기 하게 되는 곳인데, 코로나를 겪으며 물가상승의 여파로 순대국 한 그릇이 7천 원에서 1만 원으로 오른 후 포장만 겨우 해가는 맛집이다. 



진한 사골국물에 다대기 얼큰하게 풀어 배불리 한 그릇 먹고는 주차해 놓은 제부 차를 타고 한 번에 귀가 할까, 아니면 걸어도 10분 안짝이니 걸어갈까~ 

추운 날씨에 다들 고민고민 하고 있는데 


여동생이 조카에게 속닥속닥~ 조카가 이모에게 할 말이 있다고 다가온다. 



조카의 작은 입에 인공와우 쪽을 가져다 된다.


"사랑해여"


"어머어머 이모도 사랑해~~~~"


하니까 조카는 당황, 나머지 가족들은 빵 터졌다.


여동생이 조카에게 다시 말해봐봐 하니까 조카가 아까보다 더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걸어가요." 


맙소사. 걸어가요가 어떻게 사랑해요가 되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모가 아주 잠시 너무 행복했잖아~~^^ 


걸어가자 걸어가자~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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