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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임 Jun 11. 2023

호모라이터스[Homo writers]로 거듭나기

글쓰기 단상



무엇을 쓸까? 어떻게 쓸 것인가?

‘하… 왜 시작해서 이리 골머리를 앓을까?’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 내가 결심하고 시작한 일이다. 무슨 일이든 걸림돌이 있다. 하물며 글을 쓰는 일이다.

쉬울 리가 없다. 아무나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 아닌가?


나는 일주일에 한 두 편 쓴다. 두어 달 돼 가니 조금 익숙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쓰고자 할 때의 감정이 서툴다. 그래서 글쓰기 관련 책과 영상을 훑어봤다. 나름의 습관이나 방법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자료를 준비하고 쓰는 사람, 어떤 영감이 와서 폭풍처럼 쓰는 분, 오랜 준비로 수많은 글감을 갖춘 사람 등 자신의 루틴에 맞게 쓸 것이다.


나는 어쩌면 이도저도 아니다. 자료를 준비해서 쓰는 글도 있고, 살아온 기억에 의존해 순식간에 분량만큼 써본 글도 있다. 아직 많이 서툴다. 서툰 것은 성장해야 한다는 뜻일 게다. 중간 점검을 수시로 해 본다. 브런치에 다른 작가분들의 글도 수시로 본다. 차원이 다른 분들이 참으로 많다. 나는 또 무엇을 써야 할까?


이런저런 자료를 보고 나서 이 글을 쓴다.  '뇌피셜'로 오해가 있으면 안 되니까. 아직 '글쓰기'가 이렇다, 저렇다 하고 떠벌일 입장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것은 '유레카'를 외칠 만큼 귀중한 문장이 있기에  소개와 나의 감상을 뒤섞어 써본다.


아는 것을 써라


구성과 표현, 문장력 등이 부족해서? 아니다. 자신이 경험치가 없기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때 재미없는 글이 된다. 나도 몇 개의 글 중, 욕심이 과해 써놓은 글이 있다. 잘 모르면 쓰지 않는 게 맞다.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리포트 쓰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문장은 반복해 읽는다


문장력 향상을 위해 뭘 해야 하나?

문장기술을 읽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흔히 많은 종류의 책을 섭렵하고 나서야, 쓰는 글이 훌륭할 거라는 생각이 있다. 나도 그래서 틈틈이 날로 먹을 생각 하지 않고 다독을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란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무한도전해서 반복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스포츠 선수나 프로 연주자가 같은 동작을 반복하듯이, 같은 책을 반복해 읽으면 문장력은 저절로 향상된다.


- 텍스트를 반복해 읽어라!

- 그 글을 좋아하려고 노력해라!

- 궁금한 부분은 목록으로 정리해라!


글을 쓰는 환경을 바꿔본다

이것은 내 경우의 루틴이다. 나는 주로 걷기를 즐긴다. 낯선 곳은 더욱 좋다. 좀 걷다가 벤치라도 있으면 앉아서 쓰기 시작한다. 폰의 노트앱이 좋은 게 많아 펜으로 쓸 일은 없다.

"얼마나 쓰기 좋은 세상인가"


목적 없이 걸으면 삶이 가벼워진다. 글쓰기 구상도 걸어야 구체화된다. 걸으면 나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규칙적으로 걸어야 한다.


걸으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 그리고 느낌이 살아난다. 중요한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다. 넘치지도 모자라도 않아야 한다. 누군가 그랬다. 글을 쓴다는 것은 허공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고, 정답이 있을 리 없다. 자신을 믿고 사막을 횡단하는 캬라반처럼 묵묵히 길을 갈 뿐이다.


글쓰기는 노력으로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재능이니 타고나야 한다는 등의 말에 너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자신의 색이 있다. 나도 화려하진 않지만 나의 색깔이 있다. 각성하고 노력해서 쓰고 드러낼 뿐이다.


한번 쓰기 시작하면 속도가 나는 구간이 있다.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이다. 맞춤법은 신경 쓰지 않는다. 컴이 알아서 해준다. 절대 신경을 분산시켜선 안된다. 버릴 때 버리더라도 일단 써본다. 지지리 궁상으로 쓰다 보면, '아니 내가 이런 문구를'이라고 되뇌고 싶은 보석이 걸리기도 한다.



3S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건 어느 정도 누구나 인지할 것이다.


Short, 짧게 쓰자. 문장이 길어지면 단기기억 능력을 넘어선다. 앞 뒤 문맥이 기억이 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그럼 패스한다. 수능이나 입사시험 글도 아닌데 누가 반복해서 읽을 것인가?


Story, 자신의 이야기를 쓰자. 위에서도 이야기했다. 자신의 이야기는 누구도 써줄 수 없고 오로지 나만 쓸 수 있다. 어쩌면 그걸 쓰고자 브런치에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Seat, 좌석? 엉덩이를 붙이는 곳  즉, 엉덩이로 쓰라는 뜻이다. 그냥 쓴다. 앉았으니 쓰는 거다.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다간 진짜 영감 된다. 쓰다 보면 영감님이 오시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나의 원칙에 대해 말하자면, 가능하면 설명하거나, 묘사에 치중하지 않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써버린 글들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쓸, 글들은 과감한 생략을 통한 연상작용의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화체의 적극적인 활용도 모색하고 싶다.

대화체는 가능한 짧게 써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읽는 독자분들이 습관적인 스크롤을 해도 내용이 인지 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글을 쓰기로 결심을 했다면, 나의 방식만 고집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좀 다르게 써보자, 그것이 원래 의도한 성장하는 글쓰기일 것이다.


다음의 경우는 자신이 조금 더 높은 차원의 글을 쓰게 하는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글은 자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주제의 근거를 제시하고, 그 타당성을 입증해 보이는 싸움이다. 이 싸움은 좋은 자료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자료가 충분하면 그 안에 반드시 길이 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 강원국 작가 -


자료 싸움은 근거가 될만한 독서와 발췌를 병행한 채록이 기본이 된다. 그 과정에서 영감이 떠오른다. 나도 이전과 다르게, 쓰기 위한 독서는 질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직장 근처의 교보문고는 나에겐 보물 창고나 다름이 없다. 무수한 신간이 언제든 대기하고 있다. 그것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만 있다면 말이다.



글을 쓸 때 마지막 문장을 먼저 생각하면 글 흐름의 일관성이 생기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 완성되듯이 인생도 글쓰기와 다르지 않다.《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김여환


마지막 문장은 자기가 쓰고자 하는 주제를 잊지 않는 것을 말함이다. 쓰면서 결말을 생각하기보다, 미리 생각하거나 써두면 확실히 좌고우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생도 삶 위주의 줄거리만 생각하기보다는, 죽음을 미리 생각하면 현재의 삶을 풍요로이 가꿀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 성장을 위해 쫓기고 싶다던 나의 판단은 옳았다. 새로운 눈을 장착한 기분이다. 이전과 다른 시야는 조금 더 높게 나는 꿈을 꾼다. 비록 서툰 날갯짓의 글이지만 나는 성장할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나는 아직 브린이다. 알바트로스 처럼 언젠가는 높이 그리고 멀리 자유롭게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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