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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글즈'라는 연애 프로그램이 있다.
이혼한 남녀를 모아 두고 그들의 감정과 행동을 여지없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프로그램이다. 시대가 많이 흘러 이혼에 대해서도 꽤나 관점이나 시선이 많이 변한 듯하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80년~90년대생 즉, MZ세대의 이혼율은 꽤나 높은 편이다.
전통적인 사상으로 부부가 맞지 않더라도 참아온 부모세대와는 달리 각자의 직업도 있고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도 높아져가는 이 시대에 이혼은 예전만큼 숨길 일은 아니게 되었다. 그런 만큼 이제는 서로 맞지 않으면 갈라서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없을 때 혹은 하루라도 일찍 헤어져서 각자의 삶을 살거나 더 좋은 사람을 만나서 살자 라는 마인드다.
많은 이들이 '돌싱글즈'라는 프로그램에 열광하지만 아무도 그들처럼 되고 싶은 이들은 없을 것이다.
결혼은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결혼 후의 고통이 혼자 살 때 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 혼자 사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혼을 해보려고 한다. 사람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불이 뜨겁다는 건 경험하고 알 수 있듯이 남의 이야기를 듣고 주변 사람들이 결혼해서 사는 것을 보는 것과 내가 직접 겪는 것은 정말 다르다.
주변에 30대 부부들의 위기가 꽤나 많이 보인다.
이유인 즉 서로에게 무관심하거나 외도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이 발달하고 SNS가 발달하여 더 쉽게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연락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부작용도 굉장히 크다. 오피스 와이프, 오피스 허즈번드라는 단어도 있을 만큼 사내 불륜 커플도 많아지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동물의 본능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수컷은 자신의 씨를 최대한 많이 뿌리려고 하고 암컷은 안정적인 환경 속에 새끼를 돌보고 싶어 한다. 이것을 사람으로 바꿔보면 모두 맞아떨어진다. 법과 사회적 통념 속에 절제되어 살뿐이지 우리는 모두 이런 본능을 가지고 살아간다. 얼마 전 친구가 남자의 이상형은 어떤 여자인지 물었다. 사람마다 다르지 않겠다고 하니 그의 대답은
처음 만난 여자
정곡을 찔렸다.
어찌 생각해보면 맞다. 연예인 부부 중 자신의 아내가 아무리 예뻐도 외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그건 외모와는 상관없는, 본능이다.
여성의 경우 안정감을 최우선으로 한다.
경제적 조건을 많이 따지는 여성이라면 경제적인 안정감을 매우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여자는 정신적인 안정감이 가장 중요한데 부부관계가 소원해지면 기댈 곳이 없고 정서적으로 외로워지면 외도할 확률이 크다고 한다.
아무도 자신의 배우자가 외도하는걸 원치 않지만 어쩌면 그런 상황을 만드는 건 두 사람 간의 관계일지도 모른다. 연애 때처럼, 신혼 때처럼의 설렘은 온데간데없고 어느 순간부터 서로에게 익숙해져 그 전의 마음은 없어지고 평범한 혹은 평범한 것보다 못 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부부들이 많다. 외도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상대방에 대한 답답함, 이미 기댈 수 없어져버린 존재감 그리고 다툼 등에 이미 지쳐버렸다고 한다.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지만 아이가 눈에 밟혀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예전에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글쓴이는 여성이었고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 여자로서 자존감이 너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런 와중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모텔을 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딱 3주에 한 번씩 만 만나기로 하고 만나기 직전에 연락만 하고 그 이외에는 일절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한 달에 한번 그를 만나는 시간이 너무 기다려지고 여자로서의 삶이 즐거워진다며 그날 하루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랑받는 여자로 돌아간 것만 같다고 한다. 기댈 곳이 있으니 남편과 다툼이 생겨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되어 오히려 가정에, 남편에게 더 충실하게 되었다 라는 글을 보았다.
남편에게 느껴야 될 감정을 다른 이로부터 느끼게 되고 설렘, 여자로서의 매력, 즐거움 등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으로 돌아가 행복하다는 글에 어쩌면 글쓴이 탓만 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든다. 이 사실을 남편이 안다면 파국이며 모든 걸 잃어버릴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잘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관계를 끊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그들이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열정적인 연애를 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며 달콤했던 신혼이 있었을 것이다. 행복하게 사는 이들의 공통점을 보았을 때 서로에 대한 양보와 배려 그리고 이해가 항상 동반되었다.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이 사람은 원래 이런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서로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니 싸울 일이 없었다. 부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마음이 깊어져 간다. 연애 때처럼 열정적이진 않아도 깊은 마음이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일들이 두 사람 간에 일어난다.
어쩌면 우리도 점점 서양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혼은 서로에게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모두 마음 아픈 일이다. 그러니 그러지 않기 위해선 좀 더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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