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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Nov 10. 2022

퇴사 후 1년, 가장 후회되는 것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있었다

작년 10월 퇴사 후 딱 1년이 되어가니 아내가 돈이 다 떨어져 가니 취업하길 원했다.


다시 회사에 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1년간 여러 가지를 준비했지만 꾸준한 혹은 연봉만큼의 수입을 얻지 못했고 결국 아내는 취업하길 제안한 것이다.


1년간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건만 회사에 다시 들어가면 내가 1년간 노력한 것들이 실패한 것 같아 어떻게든 시간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라도 할 생각이었지만 아내는 반대했다. 그렇게 구직 사이트를 알아보았고 나쁘지 않은 연봉을 준다는 회사에 입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스스로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회사에 다닐 때 보다 더 열심히, 주말도 없이 일했고 아내는 나의 노력을 인정해주었다. 큰 성과가 없는 것이 아쉬울 뿐. 그러나 1년 동안 열심히 한 덕택에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고 그것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으니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막상 회사에 가려고 하니 정말 후회되는 것이 있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퇴사해서 집에만 있었던 내가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의아하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 많은 시간을 조절할 수 있음에도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거나 하지 못 했다.


그저 내가 집에 있으니 아내와 아이를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족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야외활동이나 여행을 하지 못 했던 게 너무나 후회된다.


방에서 일을 하다 나오면 아이는 활짝 웃으며 나를 향해 달려왔다(기어 다닌다)

잠깐 화장실을 가려고, 잠깐 물을 마시려고 나간 것뿐인데 아이가 달려와 안기면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있어줘야 했기에 가끔 귀찮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회사에 가려고 하니 평일에는 아이의 자는 모습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아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아내에게 아이에게도 앞으로도 이렇게 자유로운 시간을 가족과 함께할 날은 거의 없을 수 있음에도 나는 경제적으로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가족과 함께 해주지 못했다. 입사를 앞두고 마치 시한부의 인생이 된 것 마냥 남은 시간들을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예 육아휴직이나 복직을 앞두고 쉬는 시간이었더라면 아마 모든 시간을 가족과 함께 했을 테지만 불투명한 미래가 두려웠던 나는 어떻게든 열심히 해야지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


아내가 재취업을 제안했을 때부터 나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매일 아침 가족과 한 시간씩 산책을 하고 오후에는 근교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살겠다는 나의 다짐이 수입을 위해 가족과의 시간에 투자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되기에 입사를 한 달 앞두고 나는 모든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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