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떨까
전세라는 개념은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개념이다.
중국은 전세가 없고 월세만 있는데 보증금이 딱 고정이 되어있다.
한 달 치 월세
한국에서는 보증금이 상당히 세다. 몇천만 원 많게는 몇억이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리거나 보증금을 높이고 월세를 낮추는 방법이 있는데 중국은 그런 게 없다. 월세는 시세이고 보증금은 무조건 한 달 치 월세다. 물론 집주인이 이 부분을 조정할 수 있지만 한 달 이상의 보증금을 받으면 세입자들이 잘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한 달 치 월세가 보증금이다 보니 세입자 입장에서는 참으로 좋다.
그런데 집주인 입장에서는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변에 집을 사서 세를 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세입자가 월세를 제때 내지도 않을뿐더러 계약 만료 후 나갈 때 집을 엉망으로 만들고 나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전기세, 수도세를 내지도 않고 도망가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해도 너무 적은 금액이라 법적으로 가는 비용이 더 들어 법적으로 해결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중국은 전세 개념이 없다 보니 갭 투자라는 개념도 없고 전세 대출이라는 개념도 없다.
중국은 새로 지어진 아파트를 매매할 때 대부분이 텅 빈 집이다.
우리는 집을 사면 도배, 인테리어가 모두 다 되어있고 심지어 가전 같은 것들에 대한 옵션도 있다. 그런데 중국은 인테리어 조차 안되어 있다. 시멘트로만 되어 방의 구조만 되어있고 그 안에 모든 것은 매수자가 모든 걸 해야 된다. 물론 인테리어가 되어서 나오는 집도 있지만 대부분은 안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가전, 가구만 가지고 들어오면 살 수 있지만 중국은 화장실의 변기도 자신이 발품을 팔아서 선택해야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들은 깡통집을 사서 본인들이 스스로 인테리어를 하나하나 다 한다. 집도 비싼데 인테리어까지 하려니 드는 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더군다나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소모하는 시간과 그 업체와의 연락, 시공사와의 연락으로 새 집을 사서 이사하는 친구들은 정말 신경 쓸게 많아 두통에 걸릴 지경이었다.
한 번은 중국인 친구에게 물었다.
한국은 인테리어가 다 되어서 나오는데
중국은 집을 사면 인테리어를 하나하나 다 해야 되는데 안 귀찮아?
라고 하니 그가 나에게 되려 물었다.
한국은 내가 산 집 인테리어가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 해?
와... 생각지 못 한 말이었다.
우리는 정말 시공사에서 지정된 평수와 타입에 맞는 인테리어를 해주는 그대로 만들어진 집에 들어가서 가전, 가구만 개인이 선택해서 산다. 집이 오래되거나 하면 그제야 새로 도배를 하거나 리모델링을 하지만 그 전에는 다들 똑같은 구조에 똑같은 인테리어의 집에 산다. 우리로썬 생각지 못 한 부분이다.
중국의 여러 아파트를 가보았다.
나는 수영장이 딸린 고급진 아파트 단지에도 살아보고 그저 그런 곳에도 살아봤으며 정부에서 원주민들이 살던 낡은 곳을 허물기 위해 집단 이주시킨 이들이 사는 곳에도 살아봤다. 그런데 그 어디도 한국의 아파트 수준을 따라 오지는 못 했다.
겉은 화려하고 수영장이 딸렸을지언정 아파트의 조경은 물론 인프라나 시설 관리도 한국을 따라오지 못했고 특히 아파트의 구조는 가끔 이런 구조가 나오나 할 정도로 신기한 곳도 많았다.
실제로 중국은 월세를 내주기 위한 아파트 구조를 만든 집주인도 있다.
한국에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인데 본인이 산 방 세 개짜리의 아파트를 두 개로 쪼갠다거나 하는 개념이다. 나 같은 경우는 집 현관문은 하나인데 들어가면 또 다른 문이 두 개 있는 집에 살았다. 그 문을 다시 열고 들어가면 내가 쓰는 방이 있다. 내 방 안에는 화장실과 부엌 그리고 어설픈 거실이 있었는데 반대편의 집(?)에는 방 두 개와 화장실만 있고 부엌이 없었다. 화장실은 내가 쓰는 화장실과 옆방의 화장실을 둘로 쪼개 벽을 만들었는데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리고 화장실이 엄청나게 좁았다.
부동산을 통해 봤던 다른 집은 정말 '엽기적'인 집이었는데 화장실 문이 없었고 화장실에서 나오면 바로 부엌이었다. 변기에 앉으면 바로 부엌이 보이는 구조... 태어나서 처음 보는 구조였다. 아파트에서 이런 구조가 어떻게 나왔나 싶지만 이것 또한 한 아파트를 여러 명에게 월세를 주기 위해 쪼개면서 만들어진 기이한 형태였다.
중국은 참으로 재밌는 나라다.
우리나라에선 정말 볼 수 없는, 아니 상상도 못 한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특이한 것일 수도 있다. 전세라는 개념, 갭 투자라는 개념 등이 그렇다.
세상은 참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