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인가 강제인가
2020년 초, 코로나가 창궐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팬데믹이 일어났다.
적어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은 그때의 분위기를 기억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죽고, 많은 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생사를 오가던 시절이 있었다. 감기에 걸렸을 때나 쓰는 줄 알았던 마스크를 일상에서 써야 했고 누군가를 만나기 힘들었으며 많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강의, 경의, 콘서트 등이 금지 혹은 제한되었다. 식당은 9시까지만 영업을 했고 회사는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식당이든 백화점이든 어디든 입장할 때 온도 체크를 해야 했으며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어디서든 제지를 당했다.
초기에 코로나에 걸린 이들은 모든 동선을 다 추적당했다.
그 동선에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접촉자로 분류되어 보건소의 연락을 받고 격리소에서 격리되기도 했다. 사회적인 분위기는 심각했으며 정말 이런 세상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시기였다.
1년이 지나 백신이 나왔다.
모더나, 화이자,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이 출시되었고 정부에서는 무료로 접종을 시작했으며 너도나도 접종을 하러 갔다. 정부에서는 어르신들부터 접종을 우선시했고 많은 이들이 대기표를 뽑아 기다리기까지 했다. 스마트 폰 백신 패스, 방역 패스가 생겨나 출입 시 스마트폰으로 스캔을 하여 몇 차 접종자인지 미접종자인지 분류까지 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자는 식당 출입이 불가한 시기도 있었다. 이때부터 인간을 마치 두 부류로 나누는 듯했다.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이때 사회적 분위기는 꽤나 심각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을 무슨 바이러스로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 왜 맞지 않고 민폐를 끼치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백신을 맞아야 주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는 인식이었다. 백신 접종은 선택이고 권장사항이었음에도 사회적 분위기를 백신 접종으로 몰아갔고 유튜브, 네이버 댓글에서는 접종자와 미접종자 두 부류로 나뉘어 공방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모든 이들이 맞아야 된다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맞고 싶지 않았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국가에서 맞으라는 권장 주사는 모두 다 접종했음에도 이것만큼은 맞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나를 마치 겁쟁이 취급했다. 이 나이에 주사 맞는 게 두려울까? 권장 사항임에도 주간회의 때 접종자와 미접종자로 나누고 얼른 접종하라는 지시사항까지 있었다. 도대체 아직까지 접종하지 않고 뭐 하고 있냐는 말투였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왜 안 맞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 맞고 싶지 않아서 안 맞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이때 정말 많은 이들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주변의 미접종자들은 쉬쉬하며 살았다.
그때부터였다. 백신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나에게 얼른 접종하라고 하시던 어머니가 2차 접종 후 부작용이 생겼다.
탈모였다. 그 후로 어머니는 나에게 접종하라는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으셨다. TV에서도 심장질환, 탈모, 시력저하, 숨이 가쁘게 쉬어지는 등 각기 다른 여러 부작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심지어 부작용으로 사망자까지 속출했다. 그러나 국가에서는, 정부에서는 아무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사망자는 점점 늘어났고 상황은 심각해졌으며 주변에서도 사망자와 부작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다 2022년 초 오미크론까지 겹치며 확진자는 급격히 증가했고 2021년에는 주변에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건만 갑자기 가까운 지인들까지 확진됐다며 난리가 났다. 심지어 백신 접종을 2차, 3차까지 한 많은 이들이 확진됐다. 처음에는 격리소에서 격리하던 확진자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정부에서도 감당할 수가 없었고 자가 격리로 돌리며 병원비와 약값을 지원해주었다.
이때부터 분위기는 변하기 시작했다.
접종하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사라져 갔고 몇 달 뒤 정부에서는 거리두기 완화 정책을 내놨으며 건물 출입 시 온도 체크도 해제되었고 식당과 술집 등의 9시까지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다. 외부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었으며 코로나 방역 정책이 더더욱 완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나 또한 확진되었다.
아이를 위해 몸을 사리던 내가 아주 오랜만에 고향 친구가 놀러 와 잠깐 만나러 갔다 왔는데 다음날부터 몸이 이상해 PCR 검사를 해보니 확진이었다. 나는 다른 이들과 달리 기침이나 후통은 없었지만 심각한 몸살에 시달렸고 오한과 미각 상실을 겪었다. 그러나 3일 뒤부터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그 뒤 론 그저 격리만 했다.
다들 지금은 그때 그랬나?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사실 1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일은 겪었음에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사회적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끼는 것 외에는 거의 일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때의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다.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중학생 아들은 둔 어머니는 그때 백신을 맞으라고 아들에게 강요했던 자신을 죽여버리고 싶다며 통곡했다. 분명 자율적인 접종임에도 사회적 분위기가 접종을 하라고 몰아갔다. 나와 아내는 끝까지 맞지 않았지만 만약 둘 중 하나가 부작용에 걸렸다면 그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한 가정이 파괴된 것을 도대체 누가 책임져줄 것인가. 그러나 사람들은 사회적 분위기로 몰아갔고 강요했다.
지금도 여전히 주변에 백신을 맞은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지인들이 있다.
심지어 이들 중 몇몇은 백신 접종을 2차, 3차까지 했지만 확진이 되어 백신 부작용과 코로나 후유증까지 겪고 있다. 지금은 그 누구도 백신을 접종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정말 무책임한 말이다. 접종하라고 강요하던 그들에게 묻고 싶다. 잘못되면 당신이 책임져 줄 것인가? 그래서 백신을 2차, 3차까지 맞은 당신은 확진되지 않았는가? 백신을 접종하고 확진될 거면 접종하지 않고 확진된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래도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에 확진되어도 좀 덜 아프다? 사망까지 가지 않는다?? 백신 미접종자인 내가 증명하건대 확진되어도 3일 만에 괜찮아졌고 후유증도 없다.
지금까지 접종하지 않은 나를 보며 그때 나에게 접종하라고 강요하던 지인들은 이야기한다.
안 맞길 잘했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넓다.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고 그것이 맞다며 상대를 가르치려 든다. 각기 다른 생각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만 봐도 자신이 지지하는 자를 뽑으라고 강요하며 반대편에 있는 자들을 비방한다. 사실은 정답이 없는데 말이다.
타인의 인생에 자신이 책임지지 못할 말은 하지 말자.
각자 생각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