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차 그와의 벚꽃 엔딩

띵동

by 동동몬

앞선 이야기


이 글은 브런치 1위를 했던 브런치북 '10살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의 여자 주인공 '그녀'의 입장과 생각을 쓴 내용입니다. '그녀'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여 옮겨 썼습니다.


오궁으로부터 한 달 만에 카톡이 왔다.


생일 축하 메시지였지만 기다리던 사람에게서 메시지가 오니 기뻤다.


생일 축하해~


오랜만에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은 잘 다녀왔으며 얼마 전 출장을 가 아직 서울에 있다고 했다. 최근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도 하면서 그가 마지막에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해


돌아오면 얼굴 보고 이야기해 줘요


그를 만나고픈 마음을 전달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공부에 찌들어있던 나는 가까이 사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한잔할래?


저녁도 먹을 겸 했는데 바람 좀 쐬고 싶어 친구의 차를 타고 다른 동네로 갔다.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궁에 대한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10살 차이 나는 아저씨인데 나를 참 많이 좋아했어.
좋은 사람인데... 만나기는 좀 힘들겠더라고


왜 무슨 이유로? 나이 차이 때문에?
10살 차이가 뭐 어때서?


그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그와 함께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친구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한테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유가 뭐야?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이런 얘기 나한테 안 할 거 아냐


정곡을 찔렸다.

흠... 이거 한번 볼래?


오궁이 나에게 보냈던 장문의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여줬다.


이야... 널 진짜 많이 좋아하는구나?


응...


연락은 하고?


아니...


그렇게 친구와 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잔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대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누구야...


오리궁뎅이


위이이잉~~~


친구에게 폰을 들어 그에게서 전화 오는 걸 보여줬다.


얼른 받아봐!!

조금은 상기되었다.


여보세요?


안녕? 뭐해?


친구 만나고 있어요~


동네야?


아니요, 밖에 나와있어요


한번 볼랬더니


저 조만간 끝날 것 같은데 동네로 가면 연락할게요!


어? 그래? 그럼 동네로 오면 연락해~


오늘 아니면 다시는 그를 만날 수 있는 명분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꼭 만나야 했다. 꼭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전화를 끊고 약 한 시간 정도 뒤에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간다고 했다.(바로 가긴 좀 그래서...) 시간은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간다고 하니


어라..? 나 잘 준비하고 있는데?


내가 안 올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원래 그는 일찍 자는 편이라 그 시간이면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


아.. 그럼 다음에 볼까요?


아니야~ 근데 어디서 보지?


이 시간에 그에게 나오라고 하기엔 미안했다.


제가 오빠 있는 곳으로 갈게요!


평소에 그를 보았을 때 나에게 나쁜 짓 할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기에 그의 집으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공부하고 있을 딸이 남자와 동네를 어슬렁 거리다 부모님의 지인들에게 발각되는 것보다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아 그럴래? 그래, 그럼 집으로 와


친구가 오궁이 사는 오피스텔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그의 집 앞에 도착하여 벨을 눌렀다.


띵동


그가 문을 열고 나왔고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했다. 한 달 넘게 보지 못 한 그를 오랜만에 보는 순간이었다.


어서 와~ 오랜만이네?


그의 집은 굉장히 깔끔했다.

분명 내가 갑작스럽게 온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깨끗했다. '오... 깔끔한 사람이네...?' 그와 나는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그와 만나 반가웠다. 그러나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나는 그를 봐야 된다는 생각이 강했고 이미 친구와 어느 정도 술을 마신 상황인데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기에 잠이 와 그와 이야기를 좀 하다 식탁에 엎드려 살짝 잠이 들었다.


그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시간을 보니 이미 열한 시가 넘은 시간, 나는 집으로 가야 했다.

그는 택시를 불러 나를 집으로 보내줬다.


그날 이후 그와 다시 매일 연락했다.

그가 매일 보내주던 '굿모닝~' 메시지도 매일 아침 다시 받게 되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집에 자주 놀러 가게 되었다. 그의 집에 둘만 있었지만 나쁜 마음을 먹거나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와 매일 연락하고 만나는 시간이 길어졌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날이 되어 어느덧 벚꽃이 멋드려 지게 피었다.


우리, 벚꽃 보러 갈까?


좋아!


나는 오궁의 집을 간 이후부터 그에게 반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디가 끝인지 모를만큼 피어있는 벚꽃, 온통 핑크빛이 도는 길을 그와 함께 걸었다.

그는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 했고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셀카도 함께 찍었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모든 풍경이 아름다웠다. 오랜만에 나오니 기분도 좋았다.


오궁과 함께 벚꽃길을 나란히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걷는 내내 그의 손등이 살짝살짝 나의 손등에 닿았고 그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렇게 30분쯤 지났을까.


그가 나의 손을 슬며시 잡았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버스커 버스커 - 벚꽃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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