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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Aug 14. 2023

중국에서 회식하다 죽을 뻔했다

그렇게 까지 해야 했습니까

앞선 이야기


중국의 회식 문화는 어떨까?


10녀간 중국의 대기업을 다니면서 한동안 영업팀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매일 저녁이 회식이었다.

중국에는 '술집'이라는 개념이 Bar나 Pub 같은 개념 정도로만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저녁 식사를 하면서 식당에서 술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는 술집이면 오픈 시간부터 다른 경우가 있는데 중국은 바나 펍이 아니고서야 그런 개념의 술집은 따로 없었다. (지금은 또 어떨지 모르겠다)


출장 다니면서 업무가 끝나고 같이 출장 간 직원 혹은 현지의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다 보니 술은 당연히 곁들이게 되었다.


중국은 소주가 없다. (있는 곳은 한국식당 혹은 마트 정도)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술을 마실까?


직접 경험해 본 바로는 나이대별, 경제적 여건 등으로 나누어진다고 본다.


우리가 흔히 중국 술이라고 생각하는 백주(빼갈) 같은 술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마신다.

이 백주도 술 종류와 가격은 정말 다양한데 부자들이나 손님을 접대하는 기업에서는 좋은 백주를 대접하기도 한다. 좋은 식당에서 원형 회전 테이블에 앉아 테이블을 돌려가며 말이다.



부자들은 주로 와인을 마신다.

중국에는 워낙 짝퉁 술이 많다 보니 그들은 국내 술을 믿지 못한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술인 '마오타이주'는 중국 전역에서 유통되는 판매량이 200만 톤이 넘는데 진짜 마오타이의 연간 생산량은 약 20만 톤에 불과하다. 이 뜻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오타이주의 90%가 짝퉁이라는 사실이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돈 많은 부자들은 해외에서 수입한 좋은 와인을 마시는데 이 와인에 중국 술 문화가 더해져 와인 글라스에 꽉 채워 원샷하는 문화가 있다. 한 번은 스무 명 정도의 직원이 협력업체 측과 회식을 했는데 회식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와인을 가득 따라주면서 "깐베이~"(원샷)를 외치기도 했고 또 다른 회식에서는 한 사람이 회식에 참가한 모든 사람과 'One by one'으로 돌아가면서 짠을 하며 와인을 원샷하기도 했다.(이때는 글래스에 꽉 채우지는 않았다만 그 많은 사람이랑 마셨으니 혼자서 와인 두 병은 마셨을 거다... 덜덜덜)


와인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죽기를 각오하고 마시는 것 같았다.

소주를 취하게 마시면 중간중간 뜨문뜨문 기억은 나는데 와인을 마시면 아예 통편집이 돼서 눈을 뜨면 항상 '어라?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여깄지? 했다.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찔하다;;)


그렇다면 보편적으로는 어떤 술을 마실까?

맥주다. 중국의 맥주는 꽤나 저렴하다. 한국의 반 혹은 이하의 가격이다. 베이징 올림픽 시기만 해도 식당에서 칭다오 맥주가 한국 돈으로 800원 정도였다. 지금은 두 배 이상 올랐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저렴하다.


칭다오 맥주는 이제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회사에서 직원들끼리 회식을 하거나 마음 맞는 직원들과 술을 마실 때 그들은 항상 맥주를 마셨는데 네 명이상 술을 마시는 날엔 일단 맥주 한 박스를 시키고 시작한다.


음??


처음에 정말 놀랐다.

왜 한 박스를 시키지? 마시고 다 마시면 또 주문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생각은 달랐다.


안 마신건 환불하면 되지!




네 명이니 한 박스 시키지 한 번은 직원들 10명과 노래방(중국에서는 노래방을 K-TV라 부른다.)을 갔는데 중국 노래방은 우리와 조금 다르다. 규모가 꽤나 크고 룸에서 음식과 술을 시킬 수 있다. 편의점 같은 매점도 있는데 그 매점에서 술을 주문하면 가져다주기도 한다.


직원들 10명 좀 넘게 갔는데 맥주를 거의 3박스를 시켰다.

와... 이것이 대륙의 클라스인가. 게다가 맥주를 계속 원샷한다. 취하려고 작정을 했나 보다.

버드 와이저 3박스... 보기만 해도 압박이...


직원들과 또 다른 회식 사진 (사진에 보이는 건 극히 일부의 술 일뿐...)


재밌는 건 맥주를 그렇게 원샷 해대면 배가 엄청나게 부르다.

그렇다 보니 토하고 와서 또 마시기도 하는데 노래방 룸마다 화장실이 있고 오바이트(?) 전용 세면대가 있다. 일반 세면대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훨씬 더 깊다. 참 신박하다. (소주는 토하면 끝이라고 봐야 되는데 맥주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노래방 옆에 딸린 오바이트 전용 세면대... 그림이 아주 그냥 직관적이여


나는 원래 맥주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한국에 있을 땐 맥주를 거의 마시지 않았다. 중국에 가서는 마시고 싶지 않아도 마셔야 되다 보니 맥주가 좀 늘었다. 그 뒤로 맥주를 좋아하게 되기도 했다. 맥주는 도수가 낮아서인지 소주 마신 다음날처럼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회식을 해도 살만했다.


정말 힘들었던 중국의 회식 문화.

한국이라고 뭐 크게 다르겠냐만은...


중국은 칭다오 맥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데 독일인이 말하는 칭다오 맥주는 어떨까?

다음 편에서 이야기해볼게요~!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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