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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Jun 26. 2024

단 한마디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법

딱 한마디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산다.

그렇다 보니 가장 피곤한 일이 사람과의 관계이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보니 한국인으로서 불쾌할 일들이 꽤나 있었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자 문화 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 한국인들은 하지 않을 법한 일들이

그곳에서 겪게 되다 보니 처음에는 화가 나더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점차 그러려니 하게 된다.


대신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한다.

"한국에서는 절대 이러지 않아"

"역시 한국이 좋다"


오랜 해외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땐 마음이 정말 편했다.

매너 있는 한국인들, 기본적인 질서와 예의가 있는 한국인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부딪힐 일도 생기고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누가 봐도 잘못한 상황에서 본인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따지고 들 때

정말 어이가 없고 기가 찬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무지성 무개념으로 우겨대면

더 이상 말을 하기가 싫어진다.


뭔가 예민하다고 할까?

한국인들의 삶에 여유가 없어졌다고 할까.


예전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뭔가 한국 사회가 각박해 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한국을 떠난 10년간 많은 것들이 변했을 것이고 사회의 인식이랄까? 

그런 것들이 많이 바뀌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한국이 좋은 건, 앞으로도 이 대한민국에 살고 싶은 건

여전히 따스한 정이 있고 감동을 주는 착한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인들은 말 한마디에 많은 감정의 변화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만 들어도 한국어는 표현 방식이 굉장히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하기 전 장인어른이 알려주신 결혼생활 스킬이 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빨리 인정을 하고 거기에 사과를 하라는 것이었다.


"미안해요"


그 한마디였다.


"미안하단 말 한마디 어려운 거 아니잖아?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한테

그 한마디가 자존심 상할 거 없잖아? 자존심 세우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로 장인어른께서 해주신 조언을 그대로 적용해 보았다.

아내와 어떤 충돌되는 상황에서 나는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다"라고 했더니 더 이상 아내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미안하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반대의 입장이 되어 본 적도 있다. 아내가 나한테 먼저 사과하는 경우.

나 또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미안하다" 이 한마디에는 참 큰 힘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우리는 말다툼을 할 때 본인이 맞다고 우기거나 따지면서 시작된다.


최근에 누군가와 다툰 일이 있었다면 돌이켜보라. 정말 그렇다.

그런데 상대방이 미안하다고 하면 화 지수가 확 떨어진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인들은 운전할 때 화가 나는 일이 많다.

옆에서 끼어드는 상황에서 특히 그렇다.

그런데 끼어드는 차가 내 앞으로 와서 깜빡이로 깜빡깜빡하면(고맙다 혹은 미안하다는 의미)

올라가던 화 게이지가 확 떨어진다.


회전 교차로에서는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없다.

운전자는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타이밍에 따라 멈춰 서야 되는데

이 상황이 참 애매할 때가 있다.

이때 보행자가 차량을 쳐다보고 고맙다며 인사로 고개를 까딱하고 가면

참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


미안하다는 표현, 고맙다는 표현이 많은 것들을 변화시킨다.

싸울 일도 싸우지 않게 해 주고 더 크게 확대될 일도 막아준다.


"미안하다"

라는 말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맙다"도 물론 마찬가지지만 "미안하다"가 훨씬 더 많은 

작용을 하는 것 같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우리 모두에게 좋은 한마디다.


우리 모두가 하게 되면 각박해져 가는 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이롭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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