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식에 '부모님'은 없었다

부모님의 이혼이 자식에게 끼치는 영향 - Final

by 동동몬

그 전 이야기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서야 청첩장이 나왔다.


좀 늦게 나온 편이었다. 아버지와의 문제로 결혼식 날짜마저도 흔들리고 있었기에 청첩장을 만들지도 못했다. 장인어른은 그래도 아버지에게 갖다 드려야 되지 않겠냐고 하여 청첩장을 들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아버지의 집으로 향했다. 결론은 뻔하다고 생각했지만 장인어른 말씀을 거역하고 싶지 않았기에 찾아갔다.


아버지는 내가 건넨 청첩장을 내동댕이쳤다.


두 번이나. 내가 너의 결혼식에 왜 가냐며 소리를 지르면서 나에게 온갖 말을 쏟아냈는데 정말 화가 나는 부분이 있었음에도(이건 절대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 이 순간만 넘기면 된다 싶어 쏟아진 청첩장을 주워 들고 나왔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했다.


후련했다.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된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 아버지의 형제인 작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다. 그들도 나와 아버지 사이에서 중재하려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감사했고 결과가 이렇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아버지는 결국 나의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나의 결혼식에 오지 않기로 했기에 친가 식구들도 나의 결혼식에 못 오게 되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고 살아오면서 가장 큰 심적 고통을 겪었으며 결혼식 한 달 전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는 결국 이렇게 결론이 났다. 그리고 결혼식은 예정된 날짜에 진행되었다.


결국 나의 결혼식에 부모님 두 분이 혼주석이 함께 앉아있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대사인 결혼을,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힘겨운 결혼 준비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기에 나에게 더 소중한 날이었다. 결혼 당사자가 아닌 하객들은 그저 친구 혹은 지인의 결혼식에 참가하는 것뿐이겠지만 나의 결혼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기에 결혼한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주석에는 어머니가 앉았고 감사하게도 외삼촌이 그 자리를 채워주셨다. 결혼식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날씨마저도 너무 좋았고 문제는 없었다. 주례없는 결혼식이었고 축사는 장인어른께서 해주셨다. 아마 아버지가 있었다면 아버지도 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가 부모님께 인사하는 순간이 왔다.


오래전부터 이 순간을 수천번, 수만 번 생각했다. 아버지가 없는 혼주석... 마음이 아팠다.


걱정이 됐다. 눈물이 많은 편이라 신랑이 결혼식에서 너무 울면 안 되는데 하며 말이다. 신부 측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신랑 측으로 갔다.


드디어 그 순간이 왔다.

신랑 신부, 부모님께 인사!


사회자의 말이 떨어지는 그 순간, 나는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어머니 눈에는 이미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었다.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신랑, 신부를 안아주는 순간, 어머니는 나를 안고 오열하셨다.


아들아...

어머니를 혼주석에 앉히기 위해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어머니가 가장 잘 알았기 나를 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나도 눈물이 났지만 꾹 참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간단한 일을, 고민거리도 아닌 일을 우리는 왜 이렇게 고통스럽고 힘들게 해야 했는가. 이 행복해야 될 결혼 준비와 결혼식에 왜 그렇게 마음고생을 해야 했는가. 부모님의 이혼은 자식에게 이렇게 크나큰 고통이다. 그걸 알았기에 어머니는 나에게 더 미안해하셨다.


서른 즈음부터 부모님 두 분이 함께 나의 결혼식 혼주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수 없이 상상해 보았다. 아마 두 분은 어색하게 앞만 바라보고 있겠지? 나는 그런 두 분을 향해 큰 절을 하겠지.


부모님이 신랑 신부를 안아주는 순간, 나는 두 사람을 함께 끌어안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결혼식인 것을 잊은 듯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어머니가 나를 안고 오열한 것보다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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