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과 성향은 달라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이전 이야기
#6 정치 이야기는 가족끼리도 하는 게 아니래요
남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건 참 재밌다.
어떻게 만났는지부터 서로에게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어떻게 연애를 시작하였으며 그들의 데이트 스토리를 듣는 건 정말 흥미롭다.
남의 연애 이야기가 제일 재밌다는 말도 있듯, 오래전에 '짝'이라는 연애 프로그램부터 시작해서 '하트 시그널'을 거쳐 지금은 연애 프로그램의 전성시대가 아닐까 할 정도로 많은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있다.
매칭 프로그램의 '짝'과 같은 맥락인 '나는 SOLO'는 미혼 남녀를 매칭 해주는 콘셉트이라고 한다면 위기의 커플을 모아 두고 다른 이의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체인지 데이즈', 헤어진 남녀를 다시 한 공간에 모아 함께 지내며 겪는 일들을 보여주는 '환승 연애', 이혼 남녀들이 모여 '룰은 단 하나, 사랑에 빠지세요'라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돌싱글즈' 등 이제는 매칭도 다양한 상황에 있는 남녀들을 통해 보여준다.
짧은 시간 안에 서로를 알아가야 하고, 소수의 인원 중에서 선택해야 되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일반적인 상황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출연자들은 마치 이 안에서 반드시 나의 짝을 찾겠노라 하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은 이런 프로그램과는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프로그램에 열광한다.
사람들은 이런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고 자신들의 과거나 현재를 다시 돌아보기도 한다. 모두 다른 환경과 상황에 있던 남녀가 만나 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누군가를 응원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비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애에 있어 자신과 반대되는 성향의 사람과 만난다.
본인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나와는 반대되는, 조금은 다른 사람이 끌리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다. 내성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게 끌린다. 내성적인 사람은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은 그런 내성적인 사람을 이끌어 준다.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자고 하거나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 내성적인 사람들은 참 좋다. 자신과 다르기 때문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세심하게 챙겨주는 내성적인 사람에게 끌린다.
'사람은 자기 성격대로 산다'라고들 이야기한다.
어릴 때부터 형성된 성격은 잘 변하지 않지만 큰 깨달음이 있을 때는 변하기도 한다. 필자의 한 지인은 어릴 때 굉장히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어느 날 달리기를 하다 굉장히 심하게 다쳐 생사를 오갈 정도였다가 살아났다. 그날 이후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성격이 완전히 외향적으로 변해버렸다. 그는 정말 할 말 다 하고 사는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으로 지금까지도 살아가고 있다.
성향과 성격은 다른 의미이다.
실제로 커플들을 들여다보면 성향이 맞고 성격이 다른 사람과 많이 만나게 되어있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슷하지만 성격은 다르기에 상대방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줌으로써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남녀의 연애는 어찌 보면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어쩌면 남녀 간의 연애는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으로 시작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른 그 사람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끌린다. 내가 없는 부분을 그 사람이 가지고 있고 그것이 그 사람의 가장 매력 포인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말 그대로 콩깍지가 벗겨지고 상대가 익숙해지면 그 '다름'이 '틀림'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왜 이렇게 생각해?
나는 이렇게 해주는데 너는 왜 안 해줘?
다른 것인데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그것이 누적되어 결국은 이별하게 된다.
오은영 박사조차 남녀의 불타는 연애는 최대 3년 정도라고 했다.
그 뒤로는 다른 방식의 사랑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그 사랑을 이어나가게 한다고 한다. 그 다른 방식의 사랑이란 신뢰 또는 서로를 위한 마음들이 그 자리를 채워간다고 한다.
초반엔 불타올랐던 사랑이 시간이 지나면서 위기가 오는 경우가 많다.
누구에게나 설레고 불타는 사랑의 시기가 있다. 그러나 그건 정말 초기 혹은 몇 년뿐이다. 연애의 초기에는 불타오르지만 그 불타오르는 시기가 아주 길지는 않다.
서로의 다름에 이끌려 시작된 연애지만 그 끝은 틀림이 되어 이별을 하게 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에게 '왜'라고 생각하기보다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라며 다름을 인정한다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은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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