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하는 사람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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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 결혼, 내 결혼식에 왜 타인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가
결혼은 연애와는 다른 개념이다.
연애의 연장선이 결혼인 듯해 보여도 막상 결혼 준비를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두 사람의 일이 아닌 두 가족의 일이 되어버린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의 결혼은 사랑만으로 쉽게 되지는 않는다.
한국의 문화상, 연애는 두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결혼은 두 집안이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님의 허락 없이는 결혼하기가 힘들다. 우선 남녀 서로가 결혼하자는 동의가 되면 그다음은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한쪽이라도 '이 결혼 반댈세'하면 그때부터 어려움에 봉착하기 시작한다. 통과를 하면 양가 부모님이 서로 만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양가집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양가 부모님이 만나 상견례를 하고 여기서 분위기가 좋았다고 해서 그것이 끝이 아니다. 결혼 날짜와 장소를 잡는 것에서도 문제는 발생하고 누가 돈을 내느냐 마느냐 혹은 더 내느냐, 신혼집과 혼수품 혹은 예물 예단에서도 잡음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과정 속에 서로 섭섭함이 없어야 결혼이 순탄하다.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내가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라던지 '내가 지금까지 남의 결혼식 다니면서 뿌린 돈이 얼만데'라는 이유로 결혼식에 간섭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여기에서 신랑, 신부가 서로 중간에서 슬기롭게 소통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두 사람이 사랑해서 하는 결혼인데 결코 쉽지 않은 결혼식 준비과정이다.
필자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이미 결혼한 지인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그들은 이 수많은 어려운 과정들을 다 겪고 현재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결혼식, 그 짧은 20분을 위해 이렇게 신경 쓸게 많다니. 결혼식 두 번은 못하겠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직접 겪어보니 정확하게 이해가 되었다.
모든 과정이 순탄하여 결혼식을 마치고 두 사람은 정식으로 부부가 되어 살아간다.
결혼하며 함께 살면서 부부는 공동체가 되고 생활부터 경제적인 부분까지 모든 부분을 공유하게 되고 가족으로써 책임감이 생기게 된다. 자유롭게 살았던 사람은 자유가 없어진다는 생각도 들법한 것이 결혼생활이다. 아이가 생기면 더더욱 그러하다. 나 자신이 없어지는 듯하다. 사이가 좋았던 부부조차 육아가 시작되면 의견 충돌이 생겨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서로 생활 습관이 달라 신혼 때 많이들 다투었다고 한다.
자신은 수건을 쓰고 나면 펼쳐 놓는데 상대는 아무렇게나 놓는다 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말 사소한 것부터 다툼이 일어난다고 했다. 생활습관이 다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서로 다른 부모님 아래에서 다른 환경에서 수십 년을 따로 산 두 사람이 한 집에 사는데 어찌 맞겠는가. 유학시절, 정말 친한 친구끼리 같은 방을 쓰다 원수가 된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친구끼리 친한 것과 생활습관은 다르듯, 부부도 처음엔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서로 맞춰가야 한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다른 것뿐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것부터가 결혼생활의 시작이다. 부부가 살아갈 날 동안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들이 수없이 많다. 겨우 생활습관 하나부터 피 터지게 싸운다면 나중에 육아할 때는 파국이다. 육아는 정말 힘들다. 그런 힘든 와중에 아이를 위해 부부는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러나 각기 다른 방식의 육아관을 가지고 있기에 그에 따른 다툼도 어마어마하다. 여기에 대해선 부부가 소통하는 방법밖에 없다. 서로 육아가 처음이니 말이다.
부부는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 가정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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