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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Sep 19. 2022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우리가 가진 차별적인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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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당신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화가 나는 이유


어쩌면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꽤나 폐쇄적인 국가이다.

한국은 반도이지만 분단국가로 어쩌면 섬에 가깝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어릴 때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은 반드시 비행기를 타야 해외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럽을 보면 각기 다른 국가가 서로 인접해있어 육로로 국경을 넘어간다. 그것을 보고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다른 나라를 간다고?


이런 지리적 상황으로 인해 한국은 수로나 공중으로 다른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인다. 쉽게 말해 '물 건너' 와야 된다. 그런 만큼 어떤 것이 해외에서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여러 제약을 받게 된다. 물론 이에는 장단점이 있다. 마약류나 한 국가에 나쁜 영향을 끼칠 만한 것은 검열을 통해 들어오기가 힘들다.(물론 임암리에 들어오지만) 어쩌면 문화도 인종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영토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은 '물 건너'와야 하기에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지리적 환경 속에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처럼 섬은 아니지만 반도임에도 분단국가이기에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에 다른 인종의 유입이 적었던 만큼 단일민족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비교적 선진국이 많은 서양, 즉 백인들을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백인과의 결혼 혹은 혼혈아는 우월해 보이고 부럽기까지 하지만 흑인이나 동남아 혼혈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쪽 국가는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GDP가 낮은데 그런 국가를, 그 인종을 무시하기도 한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단어가 있다. 국제결혼을 통해 만들어진 가정을 다문화 가정으로 일컫지만 이 단어는 지금은 마치 동남아인과의 다문화 가정을 뜻 하는 것처럼 들린다. 백인과의 다문화 가정을 '다문화 가정'이라고 부르는 건 보지 못 했다. 얼마 전 서울의 모 주민센터에서 다문화 가정의 가장이 문의를 했다가 무시하는 발언을 한 공무원의 통화 녹음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이런 인종차별적 혹은 무시하는 발언은 비단 어른뿐만이 아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백인이 아닌 다른 피부색을 가진 아이는 학교에서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심각한 차별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윤미래라는 래퍼가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한국에서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자라며 느꼈던 서러움을 담은 ‘검은 행복’이라는 노래는 한국인들의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윤미래 (T)


한국에는 은근히 자신을 과시하는 문화가 있다. 

SNS만 봐도 내가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명품이나 여행 등으로 과시한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으면서 '그런 척'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의 금융 사기 사건들이 그런 겉모습만 믿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빈수레가 요란한 것이다.


중국에서 일할 때 그룹 회장님의 조카와 같은 팀에서 몇 달간 일한 적이 있다.

그들 가족의 재산은 인구가 13억이 넘는 중국에서도 최상위권이며 인터넷 검색을 하면 나올 정도였기에 그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정말 부자임에도 옷도 평범하게, 브랜드 로고가 보이지도 않는 옷을 입고 다녔고 핸드백도 명품 브랜드가 아니었다. 언젠가 회장님의 조카에게 너와 너의 친구들이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가 뭐냐고 물어보니 자신들은 명품 브랜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너무 많은 이들이 하고 다녀서란다. 오히려 남들이 잘 모르는 브랜드나 특이한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했다. 


회장님은 그렇게 부자임에도 롤스로이스 같은 최고급 차량이 아닌 렉서스를 타고 다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중국에서는 부자임을 과시할수록 적이 많고 그런 만큼 강도 피해를 보기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정말 부자들은 돈 많은 티를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장님은 항상 보디가드를 대동하고 다녔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검은 양복을 입거나 덩치가 굉장히 큰 그런 보디가드라 아니라 그저 평범한 젊은 친구였는데 특수부대 출신이었다. 보통의 보디가드가 험상궂게 인상을 쓰고 다니는 것과 달리 항상 웃고 다녔고 필자와도 친하게 지냈다.




한국은 지나치게 타인의 눈을 많이 의식한다.

매너나 타인에게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식이 아니라 무엇이든 남의 눈치를 보고 외출할 때는 자신의 편안함 보다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또, 자신의 발언을 할 자리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지나치게 타인에게 맞추려는 경향도 있다.


다수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되었다 혹은 고집스럽다, 튄다라고 판단하는 이런 문화는 개인이 가진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집에 가서 모든 이들이 짜장면을 시키는데 누군가가 볶음밥을 시키면 굉장히 눈치가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먹고 싶은 걸 먹는 것일 뿐임에도 타인의 눈치를 보고 그 대세에 따라야 될 것만 같은 분위기다.

결국 우리에게 부족한 건 ‘다양성’라고 볼 수 있다.

그 다양성이란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너와 내가 다르게 생겼듯, 너와 내가 다른 생각을 가진 것도 당연한 것이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에 돌아간다. 환경미화원 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매일 걷는 거리가 깨끗한 것이다. 그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거리는 쓰레기 천국이지 않았을까. 


이런 사람이 있고 저런 사람이 있기에 세상은 재미나고 여러 방면의 다양한 사람들로 인해 더 나은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문화와 환경이 다르기에 그것을 보고 싶고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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