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박 아니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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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들릴 때가 있었다.
MZ세대의 부모세대는 주식으로 잃은 이들이 꽤나 많았다.
그들은 주식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남들이 하니까, 누가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더라 혹은 펀드매니저들에 의해 시작하게 되었고 IMF가 터지면서 많은 이들이 주식으로 돈을 잃었다.
필자 또한 그런 집안 상황에 의해 어머니로부터 주식은 절대 해서는 안될 것으로 들어왔고 그로 인해 주식=도박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었다. 코로나가 시작될 무렵 '동학 개미'라는 단어가 탄생했고 그 중심엔 '존 리'라는 인물이 있었다.
메리츠운용 대표인 존 리는 한국은 '금융문맹'이라며 금융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고 했고 유튜브를 통해 그의 말은 많은 MZ세대들을 열광케 했다. 주식은 투기가 아닌 투자로 봐야 한다는 그의 말과 더불어 시기상 코로나가 터지면서 코스피는 1000 초반대까지 떨어졌으며 동학 개미들은 이때 투자를 시작했고 어떤 이들은 꽤나 수익을 내기도 했다. 그것도 단기간에.
2017년쯤에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어떤 이는 비트코인으로 대박을 터트려 10만 원의 투자로 1억이 되어 집을 샀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그러나 그렇게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투자한 이들은 모두 잃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코로나가 터진 후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시장도 함께 떠올랐다. 삽시간에 부자가 되는 이들이 이 코로나 시국을 통하여 탄생했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한민국의 빈부격차는 더 크게 났다.
주식이든 코인이든 투자를 적절히 잘 한 사람은 어느 정도 수익을 냈지만 아예 투자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로 인해 어떤 이는 집을 샀다, 차를 샀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정작 나는 아무 변화도 없다.
이렇게 갈수록 빈부격차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돈을 벌었다는 투자와 재테크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은행 금리가 1%대인 시대에 은행에 저금만 해두는 건 어쩌면 물가상승률에 대비해 오히려 손해인 세상이 왔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해야 될 것만 같다.
월급이 200~300만 원인데 서울 중심가의 집은 20억~30억이다.
MZ세대의 평범한 이들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할 서울 내 집 마련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서울 근교에 가려고 해도 최소 6억은 있어야 된다. 그러나 그 6억 도 쉽지 않다. 갈수록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투자는 모 아니면 도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저축하면 원금은 잃지 않지만 투자는 모든 걸 다 잃을 수도 있다. 또 이런 심리를 이용한 사기꾼들도 판을 치는 세상이다. SNS에서 자신의 부를 과시하여(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에게 대신 투자해주겠다는 둥 좋은 투자처가 있다는 둥 하면서 투자금을 챙기고 사라진다. 전세 사기까지 판치는 마당에 도대체 MZ세대는 누굴 믿고 어디에 기대야 할까.
결국 대박이 날 수 있는, 한 번에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열심히 일해 저축하여 조금씩 재산을 불려 가는 건 이제는 맞지 않는 세상이 와버린 것이다. 재테크로 내 돈이 크게 불려져야 집이라도 한 채 살 수 있는 세상에서 MZ세대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무리해서 투자를 한다.
대한민국의 MZ세대는 진퇴양난이다.
앞으로 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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